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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석(盤石) 위의 인생 집" - 6.2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23 조회수537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1.6.23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창세16,1-12.15-16 마태7,21-29

 

 

 

 

 

"반석(盤石) 위의 인생 집"

 

 

 

요즘 나라든 사회든 가정이든 모래위의 집처럼 참 위태해 보입니다.

하느님 반석위에 인생 집을 지어야 안전합니다.

하느님 아닌 모든 것들 위에 짓는 인생 집들은 말 그대로 사상누각,

모래 위에 집짓기입니다.

 

오늘 복음의 키워드는 ‘실행’입니다.

마태복음 5장에서 시작된 산상수훈의 결론이 오늘 복음이며

결론하여 산상수훈의 말씀을 실행하라는 것입니다.

 

말씀을 실행하는 자라 하여 수행자입니다.

몸과 삶으로 말하는 수행자인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분도 규칙도 ‘하라’는 온통 수행에 관한 것입니다.

수도원을 찾는 이들이 감동하는 것도 말이나 환경이 아닌

수도승들의 수행의 삶을 대하면서입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 반석 위에 지어진 수도공동체란 집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주님의 다음 같은 반응이라면 얼마나 허망하겠는지요.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주님의 뜻과는 아랑 곳 없이 제 좋을 대로 산 자업자득의 결과입니다.

진정 서로 알아야 소통인데 주님이 모르신다니

일방적 불통의 관계였음을 봅니다.

주님의 뜻을 실행할 때 서로 소통의 앎도 깊어집니다.

 

하여 ‘하느님은 모든 일에 영광 받으소서.’라는 분도회의 모토입니다.

모든 수행이 하느님의 영광에 초점이 모아질 때

주님과 앎의 소통도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두 경우가 우리 삶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1.슬기로운 사람-주님의 말씀을 실행하는 이-반석 위의  집-무너지지 않음

2.어리석은 사람-주님의 말씀을 실행하지 않는 이-모래 위의 집-무너짐

 

 

누구나 ‘1.슬기로운 사람’ 쪽을 택할 것입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매님들에게 자주 드리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자매님은 가정의 중심입니다.

  자매님이 무너지면, 믿음의 끈을 놔버리면 집안이 무너집니다.

  마음이 무너지면 속절없이 무너지는 몸입니다.

  안으로부터 무너지면 아무도 도와 줄 수 없습니다.

  우리 수사님들은 아무리 피곤해도

  무너지지 않기 위해 기도에 꼭 참석합니다.”

 

유비무환의 지혜입니다.

하루아침에 짓는 반석 위에 집이 아닙니다.

‘주님, 주님!’ 신앙고백의 기도와 더불어

노동과 사랑의 수행이 있어야 하느님 반석위에 집이요

하늘나라의 실현입니다.

 

하여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분도회의 모토입니다.

 

바로 기도의 고백과 노동의 수행이 균형 잡힌 일과표의 궤도에 충실할 때

저절로 지어지는 하느님 반석 위에 인생 집입니다.

 

인생 홍수와도 같은 시련이나 죽음이 닥쳐왔을 때

반석 위 집짓기에는 너무 늦습니다.

 

지금 여기서부터 주님의 뜻을 실행하는 수행자의 삶으로

항구히 반석위에 인생 집을 지어야 합니다.

 

이런 수행자의 모범이 바로 아브라함입니다.

주님은 당신의 뜻에 절대 복종하여 실행한 아브라함을

측면 지원으로 그의 가정이 무너지지 않도록 도와주십니다.

여주인 사라이와 여종 하가르의 분쟁으로 집안이 무너질 찰라

하느님은 개입하셔서 하가르를 달래어 집으로 보내시며 축복하십니다.

 

“너의 여주인에게 돌아가서 그에게 복종하여라.

  내가 너의 후손을 셀 수 없을 만큼 번성하게 해 주겠다.”

 

아브라함 모르게 감쪽같이 개입하셔서

붕괴 직전의 가정을 하나로 봉합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진인사 대천명의 수행자세로 살 때

하느님은 부족을 보완해 주셔서 결코 그 인생 집 무너지지 않게 해 주십니다.

 

다음 영성체송 시편은 그대로 아브라함의 고백 같습니다.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 저의 하느님,

  이 몸 숨는 저의 바위이십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산상수훈의 설교가 끝났을 때

군중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으니

자기들의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

 

수행의 삶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권위 있는 가르침임을 깨닫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의 반석 위에 우리 인생 집을 짓는 복된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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