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진묵상 - 노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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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11-06-24 | 조회수385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사진묵상 - 노력
이순의
22일만에 오시는 비는 열정적입니다.
어린 새싹이 나오고 제 날짜에 솎음을 해야 하는데
뜨거운 지열은 인간의 손길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그런 열기운 속에서도 솎음을 감행한다면
남은 한포기마저도 타고 말라버리는
쓰라림을 맛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농군은 인내를 배웁니다.
비 오시기를 기다리고
땅 식기를 기다리는!
그런데 빗방울 내리면
금새 마른 목을 적시고 쑥쑥 자라
아우성이 됩니다.
솎아내기도 훨씬 힘들고
커버린 곡식은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회복이 더디고
또한 솎음비용도 훨씬 더 듭니다.
그러니
오랜만에 오시는 물줄기의 열정 앞에서
사람의 노력은 쉴 수가 없습니다.
몇 년째
동반하여 제 곡식을 가꾸러 오시는 손길들은
비가 오셔도 거절이 없습니다.
타는 속내를 다 아시니
오시지 말라한다고 야속해 하시지도 않지만
비 오시는데 일하라한다고 불평하시지도 않습니다.
고령의 어머니들은 그런 인내심으로 자식들도 키우시고 먹이셨습니다.
그 인내심 버리지 못해
비가 오시나 해가 뜨시나
대한의 농업역군으로 이 나라의 먹거리들을 가꾸러 다니십니다.
<저는 엄마들의 손을 비싸게 샀습니다. 그러니 오늘 밤에 잠들기 전에 손에게 감사하십시오. 이 손으로 자식도 키워내시고, 남편도 보필하시고, 늙어서는 대한민국의 농업의 현장에 없어서는 안될 농업이라는 산업의 일등공신이시니 손에게 감사의 뽀뽀를 하시고 내일 또 만납시다. 감사합니다. 엄마들!>
이럴때 꼭 대꾸하시는 엄마 계십니다. 후후
<와 손만 고맙노? 발이 하루종일 진창에 서 있었으니께 손이 일을 하지 발에게 감사해야지.>
<와 우리 엄마 진짜 똑똑하시네. 발에게도 뽀뽀 두 번 하세요?! 우리 엄마는?!>
<눈도 고생했제. 눈이 봐 줬으니께 발도 가는기제. 눈이 없으믄 우째 발이 가노?>
<그라몬 우리 엄마는 눈에다 뽀뽀 세 번 해야것네?!>
<아이고 눈에다 뽀뽀를 우째 하노?!>
하하하하하하하하
이렇게 해서 또 한바탕 즐겁게 고단한 하루일을 마무리지었습니다.
곡식은 모두가 함께하는 인내심으로 가꾸어 집니다.
자식이 부모의 인내심이라는 노력 안에서 자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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