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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25 조회수753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6월 25일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You may go; as you have believed, let it be done for you
(Mt.8.13)
 
제1독서 창세기 18,1-15
복음 마태오 8,5-17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공지했던 대로 인천교구 사제연수로 인해서 새벽을 열며 묵상 글을 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수는 미래 사목에 대한 강의도 듣고, 또 노인요양원에 가서 봉사하면서 다른 때와는 달리 더욱 더 의미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봅니다. 아마 여러분들의 기도 덕분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많은 기도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럼 오랜만에 새벽을 열며 묵상 글 시작합니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다섯 번 죽는 김치’라는 재미있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목 자체가 의미심장하지 않습니까? 김치가 다섯 번이나 죽다니요? 그런데 이 글을 보니까 정말로 다섯 번 죽더라고요. 그 글을 그대로 실어봅니다.

김치가 맛을 제대로 내려면 다섯 번이나 죽는답니다. 땅에서 뽑힐 때 한 번 죽고, 통배추의 배가 갈라지면서 죽고, 소금에 절여지면서 죽고, 매운 고춧가루와 짠 젓갈이 범벅이 돼서 죽고, 장독에 담겨 땅에 묻혀 한 번 더 죽어야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낸답니다.

정말로 그렇지 않습니까? 이렇게 죽지 않는다면 우리들은 제대로 된 김치를 맛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삶도 이런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이 진정으로 아름다우려면 고통과 시련처럼 보이는 죽음의 삶을 건너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순간은 정말로 견디기 힘든 고통과 시련이지만, 그 순간을 버티어 내면 제대로 된 나의 아름다운 삶을 얻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어제 저녁에 약속이 있어 어디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마침 퇴근 시간에 걸려서인지 차가 무척이나 막히더군요. 약속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화도 납니다. 즉, 갑자기 끼어드는 차를 보면서, 또한 신호를 보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차를 보면서 화를 내고 있는 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화를 낸다고 그 순간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초조한 마음에 화를 내는 내 자신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통과 시련에 대해서 화를 낸다고 절대로 바뀌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참고 견디어 내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입니다. 그 믿음을 통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은총과 축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백인대장을 보십시오. 그는 지배층이라고 말할 수 있는 로마의 백인대장이었습니다. 따라서 피지배층이었던 유대인인 예수님에게 강제적으로 명령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명령보다는 대신 예수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갖는 순종을 선택합니다. 그 결과 예수님으로부터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라는 커다란 선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자주 주님께 명령을 내리려고 합니다. 나의 모든 고통과 시련을 당연히 주님께서 없애주셔야 한다면서 명령조로 말합니다. 또한 ‘주님이 이 고통과 시련을 없애주시면 내가 성당 열심히 다니겠습니다.’라는 식의 조건을 내걸기도 하지요. 이는 믿음으로부터 오는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더 큰 실망과 아픔 속에서 헤맬 수밖에 없게 됩니다.

백인대장이 보여주었던 믿음을 내 마음 안에 간직해야 합니다. 이 믿음만이 어떤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큰 행복을 체험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사랑의 마음입니다(마더 데레사).




바다의 별 노인요양원에서의 봉사


잠깐 휴식 시간에....

이번 사제연수에서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하나 있었습니다. 지구별로 또 단체별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라는 것이었지요. 제가 소속되어 있는 교구청에서는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정했고, 주교님과 함께 강화도에 있는 바다의 별 노인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청소, 식사 도와 드리기, 설거지, 빨래, 발마사지, 간식 드리기 등등의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할 일들이 많더군요. 그곳 신부님께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필요하지만, 너무 멀어서인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어려움을 호소하셨습니다. 그래도 감동적인 것은 그렇게 일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직원들 모두가 열정을 갖고 미소를 잃지 않고 생활하시더라는 것입니다.

편하고 쉬운 것이 유익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편하고 쉬운 것들이 많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든 일을 통해서 더 큰 기쁨을 얻게 됩니다. 특히 그 일이 이처럼 의미 있는 일이라면 그 기쁨은 배가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들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요?

어떻게 보면 짧은 봉사였는데도, 그곳에서 만났던 할머니들이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모두들 오래오래 사시길, 그리고 행복하시길 오늘 새벽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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