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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626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25 조회수387 추천수0 반대(0) 신고
2011년 6월 26일 성체성혈대축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51-58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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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어릴 때 첫 영성체를 앞에 두고 저 하얀 밀떡이 미사 때 예수님의 몸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의 환호 속에 촛불 하나 켜들고 빨간 망토에 빨간 허리띠를 두르고 들어선 성당에서 처음으로 내 눈 앞에 어른거리는 새 하얀 성체를 보았습니다. 

"그리스도의 몸"

"아멘"



예수님은 왜 당신 몸을 우리에게 주셨을까? 궁금함도 잠시 그냥 그렇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외우고, 이상하다 아니다라고 말하기에 너무 거룩하고 무서운 신부님과 일대일로 마주 선 영성체의 시간에 저는 주저 없이 대답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이 성체가 실재 예수님의 몸이냐, 아니면 의미냐를 두고 다투는 사람들 사이에서 '도대체 왜 저걸 가지고 다툴까?' 생각도 해 보고 '충분히 이상할 수도 있겠구나, 변하는게 하나도 없는데...'라는 생각도 해 보고, '그런데 빵을 당신 몸으로 정하셨으니 바뀔 이유가 없지 않는가?' 생각하며 흥미롭게 그 논쟁을 바라보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각자 어떤 결론을 품고 헤어졌는지 잘 기억은 안납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누군가에게 이 빵이 그리스도의 성체가 됩니다라고 가르치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누군가에게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을 건네며 그리스도를 모시는 이들의 "아멘" 울림을 들어야 합니다. 


오늘은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
빵과 포도주를 통해 우리에게 영원히 남으신 그리스도의 이 신비를 기억하는 주일입니다. 


오늘도 미사에 참례한 이들은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펼치시는 잔치의 자리에서 그분의 몸과 피로 그분과 하나되는 거룩하고 신비스러운 사랑의 시간을 보내게 될 겁니다. 

오늘 복음에는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이 예식과 빵과 포도주로 우리에게 전해지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당신을 살아있는 빵이라고 하시고, 이 빵을 먹어야만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당신의 살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우리에겐 당황스러운 말씀일 수밖에 없지만 그분의 어조는 강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의 변화를 두고 이것이 실제인지 토론하는 것의 결과가 어떻다 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그리스도는 당신의 살을 우리가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는 것이고, 이것은 말씀 그대로를 출발점으로 삼고 생각해봐야만 합니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그리스도의 성체는 단순히 빵이 실제 살로 변하느냐 포도주가 실제 피로 변하느냐의 논쟁의 결과로는 영향을 받지 않는 그리스도의 진심입니다. 당신의 살과 피는 그분의 생명입니다. 이미 자신의 호흡으로 살아있는 사람에게 생명을 논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일 수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생명을 나눈다'는 표현을 통해 누군가에게 삶을 같이하고 싶다거나 그를 살리고 싶을 때 나의 모든 것을 다 준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고자 하심이라고 목적을 밝히십니다. 우리에게도 생명은 있지만 우리의 생명에 그리스도의 살과 피, 곧 하느님의 거룩함의 생명을 주려고 그리스도는 당신의 상징이 아닌 살과 피라는 당신 전부를 주고자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의 근본을 하느님께 두고 있는 이라면 그리스도의 이 말씀이 피조물인 우리에게 창조주의 거룩함의 생명을 선사하는 표현이라는 것을 알아듣습니다.


그러나 이것 조차도 그리스도의 마음의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분의 마음과 그분의 사랑의 간절함의 표현이고 우리는 그 의미를 쫓아 지켜 살면된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생의 마지막 날 제자들과의 식사에서 이 의미를 실제 상황으로 만들어 버리셨습니다. 마지막 식사에서 당신은 빵과 포도주를 통해 제자들과 한 몸으로 엮어버리십니다. 또한 그 제자들에게서 그리스도를 알게 될 이들 조차도 이 빵과 포도주의 예식을 통해 당신과 한 몸으로 묶어버리십니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미사에 놓여진 빵과 포도주를 놓고 생각해봐야 합니다. 


빵이 살이되고, 포도주가 피가 된다는 변화에 대한 관심은 일단 접어두고, 만약 그 빵이 그리스도의 몸이고, 저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피라면 미사 때 우리에게 전해지는 저 작은 빵이 정말 그리스도의 몸이라면 우리는 몸 안으로 그리스도의 살을 담고, 그리스도의 피를 담는 것이 됩니다. 

정말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 몸의 일부는 분명 태어날 때 타고난 것 뿐만 아니라 이젠 그리스도의 살로 채워지고, 그리스도의 피도 우리 안에 흐른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던 이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지금은 현실이고 우리는 그 현실의 주인공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 교리는 이미 세례를 받기 전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는 교리입니다. 알고 있다 그래서 재미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실제 우리들의 모습은 정말 아는 사람인지 헛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성당의 미사에 오는 사람들의 태도들은 항상 그리스도와 다른 곳에서 살다가 성당에 와서 그분을 만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미사에 오면 성체를 영하는 것이 습관인듯 여기는 사람도 있고, 이를 통해 죄의 유무를 판단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도 벌어집니다. 성체성사로 세워진 미사인데, 정작 사람들에게는 감동적인 강론 한자락이 더 의미가 있는 듯 표현되고 있고 미사를 꾸미는 아름다운 전례, 음악, 표현 등이 그리스도의 성체보다 미사의 의미를 더 크게 설명하고 신자들을 모으는 수단이 되고 있음을 봅니다.


그리스도의 생명을 건 잔치가 미사인데, 성체는 필수적인 요소 이외의 의미가 아닌 듯 합니다. 그리고 성당 밖을 나서는 순간 이내 잊혀지고 사람들은 마치 하느님에게서 멀어진 듯 그리스도를 잊고 사는 듯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냉담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주님을 멀리 했습니다." 
 

몸 안을 채우는 살과 피를 부정하는 말입니다. 모든 것에 계시는 하느님을 모른다는 선언입니다. 자신의 기분에 따라 하느님을 유무를 말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단 한번 성체를 영한 사람이라 할 지라도 우리는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그리스도와 한 몸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중요한 것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모를 뿐 그리스도와 우리가 하나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말입니다.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가 생명을 나누는 사랑을 우리에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분의 생명을 나누어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시키시는 분이 아니라 실제 그 일을 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성체와 성혈을 통해 우리는 실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라하시고, 우리를 형제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성사를 통해 우리를 실제 당신의 형제로 만드셨습니다. 
성체성혈의 의미가 너무 어렵거나, 너무 거룩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 신비는 그분의 사랑에서 나와서 우리를 휘감고 우리를 당신과 하나되게 하셨습니다. 


머리로 이해하려는 자도, 가슴으로 헤아려보려는 자도, 과학으로 증명하려는 자도 자신을 생명으로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어리석은 의심은 없기를 바랍니다. 


어린 시절, 주입식으로 교육받았다 싶지만 그 어린 나이에도 성체를 모시기 전 항상 긴장하며 손을 닦으며 두 손을 모은 것은 주님을 모시기 위한 진심어린 준비였습니다. 오늘 그분을 또 만납니다. 빙그레 웃으며 기쁘게 그분께 다가갑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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