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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30 조회수995 추천수1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6월 30일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Courage, child, your sins are forgiven.
(Mt.9.2)
 
 
제1독서 창세기 22,1-19
복음 마태오 9,1-8

저는 어제 휴대전화를 바꾸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나왔을 때 구입했던 3년째 써왔던 휴대전화를 어제 과감하게 바꾸었지요. 제가 가지고 있었던 스마트폰은 참으로 편리한 기능이 많았습니다. 이메일 확인도 실시간으로 할 수 있고, 사진을 찍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곧바로 올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편한 일정관리로 인해 저의 비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그밖에도 이 스마트폰의 기능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휴대전화를 바꿔야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통화를 하다보면 1분이 채 안되어 끊어지는 현상 때문에 도저히 계속해서 쓸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오래되어서 A/S도 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통화기능이 잘 되지 않는 이 휴대전화를 계속 가지고 있을 수가 없었지요.

그렇다면 어떠한 휴대전화로 바꿨을까요? 요즘 사람들이 잘 쓰고 있다는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바꿨을까요? 하긴 사람들은 제가 기계에 밝고, 예전에 전산실장까지 했던 경력을 보면서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바꿨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요즘 사람들의 80% 이상이 스마트폰을 쓴다고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저는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플립형인 옛날 구형 휴대전화 모델로 바꾸었습니다. 일명 효도폰이라고 하지요. 숫자패드가 엄청나게 크고, 여기에 만보기까지 달려 있습니다. 주기능은 전화 걸고 받는 것, 문자메시지 밖에 없습니다.

왜 남들이 다 쓰는 스마트폰을 제가 외면했을까요? 휴대전화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외의 다른 기능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정관리를 비롯해서 유용할 수 있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조금 불편할 뿐이지, 이것이 주기능은 아니기 때문에 별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지요.

생각해보면 어떠한 하나를 구입해도 기왕이면 더 많은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면서 물건을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하지만 그 물건의 주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부가기능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는 물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부가적인 것들을 가장 중요한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중풍병자에게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에 율법학자들은 ‘이자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라고 생각하면서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에 의문을 답니다. 즉, 그들은 중풍병자가 병으로부터 해방되어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예수님의 말씀만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가장 기본적인 말씀. 바로 사랑의 말씀과 이 사랑에 기초한 행동들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다른 이유들은 부가적인 요소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 사랑에 기초하면서 살아갈 때, 우리들은 가장 중요한 것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주님의 진정한 자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겨울에도 움트는 봄이 있는가 하면 밤의 장막 뒤에도 미소 짓는 새벽이 있다(칼릴 지브란).




잘 다녀왔습니다


육지에 비가 많이 내리고 있을 때, 하늘 위는 이렇게 맑음이었습니다.

제주도에 2박 3일 간 다녀왔습니다. 인천교구 신부님들이 운영하는 장학회 여름 MT가 제주도에서 있었거든요. 사실 이번에 못갈 줄 알았습니다. 태풍이 올라온다고 해서 비행기가 과연 뜰까 싶었지요. 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즉, 저희는 비를 피해서 좋은 날씨만 쫓아서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날도 못 돌아갈 줄 알았습니다. 육지에 비가 너무 많이 온다고 해서요. 하지만 그 비를 뚫고 이렇게 제 방에서 새벽 묵상 글을 쓰고 있습니다.

역시 하느님께서는 제 편임을 분명하게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제 편을 하고 있는데, 하느님 편에서 떨어져 다른 편이 되려고 할 때가 얼마나 많았던지…….

힘 못 쓰는 다른 것들 편에 서서 힘들게 살기 보다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편이 되어 편한 삶, 기쁜 삶을 우리 모두 살아갔으면 합니다.

이번 6월은 제가 많이 밖으로 돌아다녀서 새벽 묵상 글을 많이 못 쓴 것 같아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새벽 묵상 글이 저의 주 업무가 아니기에, 제게 부여된 일들을 무시하고 새벽 묵상 글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무튼 잘 다녀왔음을 이렇게 보고합니다.
 
 
 
At the End of the Hori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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