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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7-03
조회수
718
추천수
13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7월 3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경축이동)
All men will hate you because of me,
but he who stands firm to the end will be saved.
(Mt.1-.22)
제1독서 2역대기 24,18-22
제2독서 로마 5,1-5
복음 마태오 10,17-22
어떤 책에서 배우자로부터 사랑이 식음을 느꼈을 때를 적은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중 기억나는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 참외를 열심히 깎고 있는데 “나는 다 먹었으니까 그만 깎아.”라고 말하는 그 사람. 내가 먹으려고 깎던 참이었는데……. 이럴 때 사랑이 식는다.
- 며칠 동안 정성 들여 그녀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 그런데 선물을 받은 뒤 오히려 “고작 이거야?”라고 반문하는 그녀. 사랑이 식는다.
- 결혼 19년 차인 우리 부부. 이제 아내는 나에게 말도 없이 값비싼 가전제품을 구입한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커다란 김치 냉장고가 ‘킬킬’ 거리며 서 있다.
- 극적인 상황이 전개되는 드라마를 봐야 하는데 리모컨을 꼭 쥐고 있는 남편. 일부러 천천히 유선방송 채널까지 한 바퀴 돌릴 때 너무 얄밉다.
- 몸살 기운이 있어 누워 있어야겠다고 하자, 남편이 아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엄마, 아파서 큰일 났네. 저녁은 어떻게 먹지?” 그럴 때 정말 애정이 확 식는다.
- 똑같이 일하고 집에 들어와 청소하는데 걸레 들고 구석구석 닦으라고 말하는 그가 정말 얄미웠다. 예전에는 그만 좀 하라고 그러더니…….
이 글들을 보면서 사랑이 식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내 생각만을 내세우기 때문에 사랑이 식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너를 보며,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나만을 보며, 나를 위해 하는 것을 가지고 ‘사랑’이라는 소중한 단어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오늘 한국 최초의 사제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축일을 이동하여 맞이하고 있습니다(원래는 7월 5일이지요). 신부님께서는 사제서품을 받은 지 딱 1년 만에, 스물여섯의 젊은 나이로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하셨지요. 많은 능력과 재주를 가지고 계셨던 신부님,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한 삶보다는 주님을 위한 삶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다시 말해 주님을 향한 사랑을 위해 가장 최고의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 순교를 선택하셨던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이러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서 이러한 말씀을 전해주시지요.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나만을 위한 잘못된 사랑이 아닌 주님의 뜻을 따르는 제대로 된 사랑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랑의 실천만이 진정한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희망이다. 수확할 희망이 없다면 농부는 씨를 뿌리지 않는다. 좋은 희망을 품는 것이 바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다.(마틴 루터 킹)
문학인 조명연
캡쳐 사진
어느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에 제 이름 석자를 적어 보았습니다. 당연히 검색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저 ‘새벽 묵상 글’이 적혀 있는 사이트만 검색될 것이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뜻밖에도 저에 대한 인물 정보가 나오는 것입니다. 프로필과 함께 말이지요. 연예인도 아닌 제가, 그리고 사회적으로 유명한 사람도 아닌 제가 나온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제 이름과 함께 직업으로 ‘문학인’으로 나오더군요. 한참을 웃었습니다. 문학인이라고 불리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글을 못 쓴다고 혼난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그러한 제가 ‘문학인’이라는 호칭을 감히 받을 수 있나 싶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10년 동안 쓴 새벽 묵상 글 때문이지요. 아니, 저를 이렇게 키워주시고 성장시켜주신 주님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바로 나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이 세상에 드러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문학인이라는 호칭. 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호칭에 이 새벽에 실컷 웃어 봅니다.
Silent Raindr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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