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기적이야기는 다른 공관복음에도 등장합니다. (마르 5, 21 – 43; 루카 8, 40 – 56) 그런데 마태오복음 저자는 죽은 이를 살리는 이 엄청난 기적을 다른 복음서에 비해 아주 단순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 그것은 믿음의 중요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복음에서 회당장 야이로는 딸이 죽기 전과 죽은 후에 태도를 달리합니다. 그러나 마태오는 처음부터 죽은 딸을 살리려는 그의 믿음에 초점을 맞춥니다. 또 회당장은 자신의 신분을 의식하지 않고 예수님 앞에 엎드려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라며 엄청난 믿음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그의 믿음은 혈루증을 앓는 여인과 함께 더욱 빛납니다.
이스라엘에게 피는 곧 생명이었습니다. 열두 해 동안, 아니 그 의미로 보아 평생 피를 흘려온 그녀에게 희망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처지에서 다른 이들과의 관계, 가족은 물론 남편과의 관계도 완전히 단절되었을 것입니다. 얼마나 자신이 밉고 저주스러웠겠습니까 ? 그런 그녀가 바라는 것은 사실 치유보다 구원일 수 있었습니다. 부정한 그녀가 무언가에 손을 대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레위 15, 25) 그런 그녀가 이제 그 단절을 넘어서려 합니다. 손을 댐으로써 단죄 받던 그녀가 손을 댐으로써 구원받는다는 엄청난 믿음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런 적극적인 자세, 훌륭한 믿음은 예수님을 예수님으로 맞이하게 했습니다. 그분의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 것입니다.
쉽게 포기하고 믿음을 저버리는 우리에게 그들의 자세는 훌륭한 귀감이 됩니다. 오늘 말씀으로 우리도 자신의 믿음을 점검하고 더욱 힘을 내서 주님께 나아갑시다. 믿음만이 우리를 구원으로 이끕니다
김동엽 신부(부산교구 장성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