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을 한데 모아 8장과 9장에 실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말씀은 결론 부분입니다. 우리는 열 개나 되는 기적이 연달아 일어나고 막바지에 죽은 사람까지 살리시는 것을 보면서 하느님 사랑에 감사하고 그분을 찬미할 것입니다.
그런데 34절에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 이라는 말을 넣고 있습니다. 이 한마디는 그동안 예수님의 수고와 사랑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듯합니다. 얼마나 많은 기적과 표징이 있어야 그들의, 아니 우리 마음이 열리겠습니까 ? 이러한 닫힌 마음에도 굴하지 않고 주님께서는 계속해서 우리 마음을 두드리십니다. 그분을 부정하는 완고함이 우리 마음에는 없는지 되돌아봐야 하겠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전하십니다. (35절) 당신 혼자 부족하다고 생각하셨는지 제자들까지 동원합니다. (파견설교) 사람들의 평가에 굴하지 않고 당신의 일을 하십니다. 우리를 향한 지칠 줄 모르는 그 사랑에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오해받고 욕을 먹는다고 선을 행하기를 그만둔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칭찬을 바란 표시일 것입니다.
병들거나 허약하고,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는 모습 (35 – 36절)은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이가 방향을 잡지 못해 헤매고 좌절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에게 더욱 많은 목자와 일꾼을 보내달라고 주님께 청해야 하겠습니다. 사제가 되었든 수도자가 되었든 선생님이나 훌륭한 지도자나 덕망 있는 어른이 되었든, 주님을 닮고 주님 사랑으로 가득 찬 이들, 주님의 이름으로 다스릴 이들을 마음 모아 간절히 청합시다.
김동엽 신부(부산교구 장성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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