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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05 조회수911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7월 5일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The harvest is abundant but the laborers are few;
so ask the master of the harvest
to send out laborers for his harvest.
(Mt.9.38)
 
제1독서 창세기 32,23-33
복음 마태오 9,32-38

올 초에 베트남을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베트남 안의 어떠한 관광지를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던 중, 잠시 쉬었다 간다고 하면서 휴게소 비슷한 곳에 내렸습니다. 사람들은 이 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했지요. 그런데 여자 화장실 쪽에서 비명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제가 남자라 여자 화장실에 차마 들어갈 수는 없었지요. 하긴 많은 사람들이 여자 화장실에 있으니 굳이 들어갈 필요도 느끼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비명 소리의 이유가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잠시 뒤, 여자 화장실을 다녀오신 분들의 말씀을 듣고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화장실이 무척이나 지저분한 것은 둘째 치고 문도 또 칸막이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젊은 자매님이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지른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왜 이곳은 문과 칸막이가 없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잘 살지 못하기 때문에, 문과 칸막이 만드는 비용이라도 아끼기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말 그대로 미개해서 그럴까요? 하지만 버스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길거리 한복판에서 과감하게 큰일을 보시는 어떤 아주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일 보는 것 자체를 부끄러운 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던져 봅니다.

하긴 이 세상 사람들 중에서 화장실을 가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훌륭한 성인 성녀라 할지라도 화장실은 꼭 가야만 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화장실 가서 일 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굳이 감출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오히려 이 당연한 것을 숨기고 부끄러워하는 것이 더 어리석고 바보 같은 모습은 아닐까요?

조금만 바꿔 생각하니 이해하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꿔 생각하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들까요? 이는 주님을 이해하는 것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께 우리들은 불평과 불만을 많이 던집니다. 다른 사람들의 모습과 나를 비교하면서 불공평한 주님이라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즉, 주님을 이해하기 보다는 내 입장만 관철시키는데 최선을 다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구원의 손길을 받을 수 없어 힘들어 하는 군중을 보며 가엾은 마음을 간직하시는 예수님을 뵐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이렇게 제자들에게 말씀하시지요.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주님께서는 이렇게 항상 우리의 편에서 바라보시고, 항상 우리의 편에서 행동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러한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하면서 우리들은 과연 어떠한 입장으로 생활하고 있었을까요? 이제는 우리 편이신 주님을 바라보며, 주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들이 될 때, 주님의 밭에서 수확을 담당하는 성실한 일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다(탈무드).




할머니와 배꼽티 그리고 내 쫄쫄이



몇 년 전 제주도 여행 때 찍은 사진. 이때만 해도 봐줄만 했는데...

지하철에서 날씬하고 키 큰 아가씨가 배꼽티를 입고 노약자석 앞에 서 있었습니다. 앞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그 아가씨의 배꼽티를 자꾸 밑으로 끌어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아가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 왜 그러세요?”

할머니는 귀가 어두워서인지 그냥 계속 미소만 지으며 옷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주 온화하고 천사 같은 표정으로 한마디 하셨습니다.

“아이고 착해라. 동생 옷도 물려 입고, 요즘 이런 아가씨가 어디 있을까?”

할머니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요? 혹시 제가 자전거 탈 때 입는 쫄쫄이 바지를 보시고도 그렇게 생각하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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