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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종교적 자아도취증 - 도반 홍성남 마태오 신부님
작성자최유미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06 조회수752 추천수7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의 내용은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복음에 나오는 대화들은 피상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영성심리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니 주무실 분들은 주무세요. 끝나면 깨워드리지요.


바리사이가 주님을 식사초대한 자리에 어떤 여인이 와서 주님의 발에 눈물을 흘리면서

향유를 발라드렸습니다.

바리사이는 속으로 여자가 죄인인데 왜 저 사람은 여자를 물리치지 않는 것인가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같이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리사이는 왜 여인을 죄인이라고 하면서 껄끄럽게 생각했을까요?

1.  여인이 뚱뚱해서

2.  여인이 못 생겨서

3.  여인의 이름이 김죄인이라서

4.  여인이 하도 죄를 많이 짓고 살아서

5.  바리사이가 자신은 올바로 살고 있다고 스스로 자아도취에 빠져서

답은 5번.

이들은 종교적 자아도취증이란 병에 걸려서 그런 것입니다.

주님은 종교적 자아도취증에 걸린 사람들을 가장 싫어하셨습니다.

주님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대인관계에서도 이런 사람들은 재수없는 사람이라고 인식되어

기피대상 일호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혹시 내가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혹시 내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재수없는 사람이라고 생각되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에게 이런 문제가 있는 것인가?

첫째, 자기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분들은 입버릇처럼 나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없이 산다고 말합니다.

이런 경우 중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너무나 열심하고 성실하게 사는 자신이 하느님이 보시기에도 자신들이 보기에도 기특해보인다.

나만큼만 살아봐. 거의 불치병 수준입니다.


두 번째는 다른 사람들이 경건하지 못하게 사는 것이 자꾸만 눈에 거슬리는 현상이 생깁니다.

왜 기도를 저렇게 하지? 왜 미사에 옷을 저렇게 입고 오지?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경건하게

살지 못하는 모습이 자꾸만 눈에 들어올 때

사실은 그런 것이 보이는 사람이 중병에 걸린 것입니다.

이것은 바리사이가 여인이 먹고살기 위해서 하는 수없이 죄를 짓지 않을 수 없는 삶을

사는 것을 보고 죄인이라고 단정짓는 것과 같은 증상입니다.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고통이나 요구에 무감각합니다.

비록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자선을 베풀지라도 단지 자신들의 행위가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때만 합니다.

주목을 받지 못할 때에는 더 이상 기부도 도움의 손길도 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보다 압권인 가장 심한 중증에 걸린 경우가 있습니다.

난 더 이상 달라질 이유가 없어.

난 이제 할 만큼 다 했어 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런 것을 자아동조적인 상태라고 합니다.

남들은 불편해하는데 자신은 별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서 그냥 그대로 살려고 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런 경지에 도달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두고 하는 말들이 하나도 들리지 않고 완전히

자아도취에 빠져서 모든 사람들이 다 나를 존경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위와 같은 일련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정말 자기 자신을 고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재수없는 사람이란 소리를 들으면서 왕따를 당하고

결국에는 혼자서 생을 마감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종교적 자아도취에 관한 썰렁한 이야기를 해 드립니다.

최후의 심판날이 왔습니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심판대로 몰려 왔습니다.

주님께서 한 사람씩 심판을 하시는데 너무 골치가 아프셨습니다.

그 모습을 본 베드로 사도가 조언을 하였다고 합니다.

주님 그러지 마시고요. 십계명에 따라 그냥 한꺼번에 분류를 하시지요.

주님께서 그래 니 말이 맞다 하시고는

일계명을 어긴 사람들, 하느님을 경배하지 않은 사람들,

술 마시고 노는 시간이 기도하는 시간보다 길었던 자들은 다 왼쪽으로 가라.

십분의 일 정도가 왼쪽으로

이계명, 하느님의 이름을 헛되이 부른 자들,

신자라면서 신자답게 살지 못한 자들도 왼쪽으로 가라.

십분의 일이 왼쪽으로

삼계명, 주일미사 안 본 자들 왼쪽으로

십분의 일이 왼쪽으로

사계명, 부모님께 불효한 자들도 왼쪽으로

십분의 일이 왼쪽으로

오계명, 살인한 자들,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준 사람들도 왼쪽으로

십분의 일이 왼쪽으로

육계명, 

지나가는 여자나 남자를 보고서 잠깐이라도 딴맘 먹었던 자들은 왼쪽으로

그러자 지금까지는 소폭이동이었던 것이  갑자기 먼지가 뽀얗게 일어날 정도로 대이동이 일어났습니다.

뿌연 먼지가 가라앉은 다음에 보니 오른쪽에 아주 못생긴 남자 하나가 달랑 남아 있는데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면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자기는 십계명을 다 지키느라 죄짓는 것들과는 상종을 안 하고 오로지 기도만 하면서 재미없는 인생을

살았는데 평소 죄짓던 것들이 벌을 받고 자기는 구원을 얻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그 사람 혼자만 천당에 가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다 보따리를 싸서 연옥행 기차를

탈 준비를 하는데 그 기차에 느닷없이 성모님이 타려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이 깜짝 놀라서 물었습니다.

쿠오바디스 오마니? 오마니 어디로 가십니까?

그랬더니 성모님이 말씀하시길

천당이 죄 하나 짓지 않은 사람들만 들어가는 곳이라면

나같이 죄많은 여인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되어서 저기 죄 많이 지은 애들이랑 같이

연옥으로나 갈란다.

아니 오마니가 무슨 죄를?

처녀가 애를 가진 죄.

그래서 결국 성모님 때문에 웬만한 죄를 지은 사람들은 다 천당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런데도 성모님이 여전히 연옥행 기차에서 내리질 않으시는 것입니다.

아니 왜 안 내리세요? 주님이 다시 물으니 성모님께서 말씀하시길

지 형제들이 다 연옥으로 가는데 마음아파하지도 않고

자기 혼자 구원받았다고 기뻐하는 저 재수없는 놈은 정말 낯짝조차 보기 싫고나.

저 놈하고 살다가 홧병에 걸리느니 차라리 연옥에서 살란다.

결국 주님은 그 남자를 연옥으로 보낼 수는 없고 해서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천당 산꼭대기 골방인

기도 방 지기로 보냈는데 못 생긴 남자는 그렇게 좌천된 것이 너무나 억울해서 지금도 울고불고하면서

지내고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가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영성심리학에서는 자기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없는 사람이고,

자기는 문제가 없고 다른 사람들만 문제가 있다고 하면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만약 우리 눈에 내 문제만 보인다면 그 사람은 상당한 경지의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 문제는 안 보이고 남의 문제만 잘 보인다면

그것은 똑똑해서가 아니라 종교적 자아도취증에 걸려서 그런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를 성찰하는 시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도반 홍성남 마태오 신부님

평화 신문 '아 어쩌나' 상담코너 / 평화 방송 '행복한 신앙' '前 동행' '前 신앙의 길' / MBC YTN 라디오... 

저서 [벗어야 산다] 외 다수

daum 카페 '도반' 주일미사 강론 글 http://cafe.daum.net/withd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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