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철저한 무소유는 아니더라도-반영억신부-(마태오 10,7-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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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 | 작성일2011-07-07 | 조회수495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
2011년 7월 7일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가서 하늘나라가 왔다고 선포하여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요셉과 형제들
말씀의 초대 창세기 후반부는 이스라엘 집안의 형제들이 어떻게 이집트 땅으로 들어올 수 있었는지 요셉의 재치 있는 계략과 그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유다는 요셉의 계략에 말려들어 자신의 아버지와 가족의 처지를 아뢰며 요셉에게 자비를 청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세상 것을 버리고 비울수록 주님의 능력이 더욱 드러남을 보여 주시려는 것이다(복음).
오늘의 묵상 마더 데레사에게 어느 기자가 “수녀님은 어디서 그런 에너지를 얻습니까?” 하고 질문하였습니다. 수녀님의 답변은 참으로 간단하였습니다. “성체 조배에서 힘을 얻습니다. 매일 성체 앞에 나아가 몇 시간씩 기도하면 제 안에 주님의 힘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철저한 무소유는 아니더라도 --반영억신부--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마태10,9-10) 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철저한 무소유를 가르치셨습니다. 그것은 제자들이 헛된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신 것입니다. 오직 근본에 충실하기를 바라시며 한 눈 팔지 말라는 일깨움을 주셨습니다. 따라서 우리 믿는 이들도 철저한 무소유를 통해 가진 자들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간직해야 합니다. 사실 재물을 소유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용해야 할 곳에 제대로 써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질 때문에 하느님을 소홀히 합니다.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다 뭐냐’ 고 합니다. 그리고 돈이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야말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내셨으며 물질에 앞서 사람이 먼저라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모처럼 밝은 뉴스를 접하였습니다. 경남 양산의 정상모(69)씨가 정부의 ‘국민 추천제 국민포장’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는 어려운 가정생계문제로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하였지만 운전 조수일을 하면서 돈을 모았고 1991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추석과 설 명절 때마다 홀로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복지시설, 학교 등에 수백만원 상당의 쌀을 기부하는 등 30년간 지역사회에 봉사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15년간 시내 한 초등학교 앞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교통정리 봉사 나눔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2004년 그에게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큰 시련이 닥쳐 심장박동기를 달고 다녀야 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지만, 아낌없는 이웃사랑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정씨는 건강악화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며 생사의 갈림길을 넘기고 나서 주위에서 봉사와 기부를 중단하라는 만류를 뿌리치며 "병을 낫게 해준 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더 많이 봉사하라는 소명으로 생각한다."라며 꾸준히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질이든 재능이든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분명 하늘에 보화를 쌓는 일입니다. 얼마 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야간 경비 일을 하고 있는데 미약하지만 독거노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며 그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셨습니다. 감곡의 따뜻한 분을 만나서 기뻤습니다. 한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가 수백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의학교육 및 연구기금으로 기부하였다고 합니다. 그는 “어머니가 평소에 재물에 집착하지 말고 사회에 환원하라고 했다.”며 “나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것을 전달해 드리는 것뿐, 그저 어머니의 소중한 뜻만 잘 실천해 달라.”며 땅문서를 병원에 전달하였습니다. 그는 병원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으며 자신의 사연이 알려지거나 미담으로 보도되는 것도 거부하였다고 합니다. 한편 ‘재산문제 때문에 멀쩡한 아버지를 정신 병원에 입원시킨 아들’에 대한 기사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세상은 익명의 맑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 덕분에 살맛이 납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쌓아놓으면 쌓아 놓을수록 줄 것이 없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주면 줄수록 줄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법입니다. 줄 수 있어 행복한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사실 우리가 가진 것 모두가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분의 것을 관리하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활동을 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정하신 범위 안에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행하는 것입니다. 물질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많은 양을 내놓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사용하느냐가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줄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자신을 주십시오. 그리고 결코 물질 때문에 하느님께 소홀히 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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