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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독서묵상) 7월 7일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07 조회수519 추천수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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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연중 제14주간 목요일-창세기 44장 18-45장 5절



 

“내가 형님들의 아우 요셉입니다. 형님들이 이집트로 팔아넘긴 그 아우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를 이곳으로 팔아넘겼다고 해서 괴로워하지도, 자신에게 화를 내지도 마십시오.”

 

<아무리 좋지 않은 경험이라 할지라도>

 

 

    인류 역사상 요셉처럼 드라마틱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산 사람이 다시 또 있을까요? 그는 야곱의 12아들 가운데 11번째 아들이었습니다. 요셉은 열 두 아들 가운데 아버지 야곱으로부터 가장 총애를 받는 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다 꿈 이야기(형들이 묶은 곡식단이 자신이 묶은 곡식단 둘레에 모여와 절을 한다는)까지 해버렸으니, 요셉에 대한 형들의 미움은 극에 달했습니다.

 

    어느 날 야곱은 요셉에게 들에 나가 있는 형들이 양을 잘 치고 있는지 보고 오라고 심부름을 보냅니다. 요셉을 발견한 형들은 죽여 버리자니, 구덩이에 던져버리자니, 의견이 분분했지만 유다 형의 제안으로 은돈 스무 냥을 받고 이스마엘 상인들에게 팔아넘깁니다.

 

    젊고 훤칠하게 잘 생긴 요셉이 이집트 노예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즉시 팔렸습니다. 파라오의 경호 대장 보디발의 노예로 팔려갔습니다. 오래지 않아 보디발은 요셉의 총명함을 알게 되었고, 나중에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관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보디발 아내로 인해 옥에 갇히게 되었지만, 그 안에서 파라오의 시종장 두 사람을 만나게 되지요. 타고난 꿈쟁이 요셉은 그들이 꾼 꿈을 정확하게 해몽해주면서 꿈 해몽가로 각인됩니다.

 

    세월이 흐른 후 요셉 덕분에 복권된 시종장이 파라오가 꾼 꿈 때문에 고민하다가 마침내 요셉을 기억하게 되고, 파라오에게 요셉을 소개해줍니다. 요셉은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파라오의 특별한 꿈을 즉석에서 해결해줍니다. ‘그 유명한 7년간의 풍년과 7년간의 흉년’ 해몽입니다.

 

    감탄한 파라오는 신하들과 의논한 끝에 ‘7년간의 풍년, 7년간의 흉년’에 대비한 프로젝트를 담당할 총책임자로 조금 전까지 감옥에 있는 요셉을 임명합니다. 순식간에 요셉은 재소자에서 이집트 국무총리로 신분이 상승하게 된 것입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요셉이 지나갈 때 마다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절했습니다. 하느님 지혜로 충만했던 요셉은 전국을 다니면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며 이집트 국운이 달린 범국가적 행사를 무리 없이 착착 진행해나갔습니다. 요셉의 지시에 따랐던 이집트 사람들은 큰 어려움 없이 대흉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흉년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이웃나라 사람들은 굶어죽기 직전까지 다다르자 체면불구하고 이집트를 찾아와 재상인 요셉 앞에 무릎을 꿇게 된 것입니다.

 

    야곱 가문도 대기근 앞에 예외가 아니어서 아들들을 이집트로 보내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정말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게 됩니다.

 

    자신 무릎 앞에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형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마치 한편의 드라마 같은 지난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습니다. 아무리 미워도 그렇지 한 핏줄을 타고난 자신을 죽여 버리자고 한 형들, 깊고 어두운 구덩이에 처넣은 형들, 결국 이집트 노예로 만들어버린 형들, 끔찍했던 감옥생활, 그러나 하느님의 도움으로 모든 역경을 꿋꿋이 이겨내 온 지난 세월이 영사기처럼 지나갔습니다.

 

    형제들로부터의 미움과 박해, 그 결과 너무나 처절하고 혹독했던 요셉의 생애, 그러나 원수를 은혜로 갚는 요셉의 관대함을 묵상해봅니다. 그 관대함의 배경에 과연 무엇인 있었는지 묵상해봅니다. 아마도 하느님이 내편이라는 굳은 확신이 요셉의 내면 안에 굳게 자리잡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확신이 있었기에, 그 모진 세월을 잘 견뎌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들 요셉아, 나는 네가 어디에 있든 항상 너의 편이다. 언제 어디서든 항상 너를 응원할게. 네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갈게.”

 

    요셉이 혈육들로부터 받은 미움과 배신, 그로 인한 분노와 상처는 하늘을 찌를 정도로 큰 것이었습니다. 멀쩡하다가도 죽음과도 같았던 그 끔찍한 순간이 떠오르면 너무나 큰 괴로움에 치를 떨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끝도 없이 자신을 다스려나갔습니다. 그리고 형제들을 용서할 힘을 주시라고 셀 수도 없이 기도했습니다. 그 결과 원수를 은혜로 갚게 됩니다. 그 결과 야곱의 후손들은 계속 명맥을 유지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참된 영성생활이란 요셉의 행동거지를 바라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세상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좋지 않은 경험을 끊임없이 회개와 쇄신의 기회로 여기는 삶이 바로 참된 영성생활입니다. 아무리 큰 불행과 높은 역경의 파도가 들이닥친다 할지라도 요셉처럼 관대한 마음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삶이 바로 참된 영성생활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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