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니까 사람이다와 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
무더위와 장마로 지친 이들을 향해 시원한 산과 바다, 계곡이 손짓하는 계절이다. 휴가철을 맞아 어디로든 떠나는 것도 좋지만 책과 함께 휴가를 보내며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것은 어떨까. 가톨릭계 출판사 관계자들이 추천하는 책을 소개한다.
휴가철에 읽으면 좋을 책으로 성격이 다른 책 두 권을 소개하고 싶다. 이제 막 세상의 빛을 본 최강 신부의 최신작 「실패하니까 사람이다」와 '꼭 읽어야 할 그리스도교 고전 시리즈' 세 번째 책 「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이 그 책들이다.
로마 유학 시절 펴낸 「나는 넘버쓰리가 두렵다」(2007)와 「밴댕이 신부의 새벽 고백」(2008)으로 이미 우리와 유쾌한 소통을 해온 최강 신부는 교황청 라테라노대학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중국에 선교사로 파견됐다. 한국외방선교회 소속인 그의 목표는 외방 선교였으리라. 수련기에 이어 신학교와 해외유학까지 오랜 시간 공부만 했던 최 신부에게 중국은 첫 선교 소임지였고, 그래서 그의 첫사랑이었다.
그러나 최 신부가 그토록 잘해보고 싶었던 첫사랑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이제껏 크게 실패한 적 없었던 그가 큰 포부로 시작한 선교사로서 삶이 처절한 실패를 경험한 후, 지구 반대편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되는데 「실패하니까 사람이다」는 바로 그 경험을 소박하고 진솔하고 꾸밈없이 전해준다. 그는 이 책을 '쓰디쓴 실패를 경험한 모든 이들의 새 출발을 위해' 펴낸다고 했다.
최 신부는 그 쓰디쓴 실패를 경험한 뒤 신앙적ㆍ인간적으로 더욱 깊어졌고, 그런 실패의 고통 안에서 마침내 더욱 크고 선명한 희망의 빛으로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체험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그의 말대로, 그리고 로마 격언대로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한다. 그리고 실수하고 또 실패하니까 사람인 거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새로운 선교지에서 새로운 출발 지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듯, 혹시 누군가가 실패를 경험했다면 그 역시 그 실패 지점에 주저앉을 것이 아니라 굳건히 일어서 새로운 선택으로, 새로운 출발로 나가야 한다며 격려하고 위로한다. 실패는 수치가 아니라 인간적인 것이라고. 실패하니까 신(神)이 아니라 사람인 것이라고. 그래서 이 책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에게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아직 커다란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간접 경험을 통해 보다 폭넓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돕는다.
아울러 이 휴가철 꼭 읽기를 권하고 싶은 고전은 「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이다. 이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영혼의 글을, 그가 세상을 떠나 하늘 아버지 품에 안긴 지 한 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도 읽을 수 있다는 건 인류의 행복이 아닐까 싶다.
최강 신부가 현지에서 실제로 선교하는 선교사라면, 성녀 아기 예수의 데레사는 가르멜의 봉쇄수도원에서 삶 그 자체로 하느님 사랑을 온전히 구현한 선교의 수호자다. 이 두 책을 읽을 수 있는 행운이 그대에게 있기를!
송향숙 가톨릭출판사 편집국장
평화신문 7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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