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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종여일(始終如一)의 삶" - 7.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08 조회수387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7.8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창세46,1-7.28-30 마태10.16-23

 

 

 

 

 

"시종여일(始終如一)의 삶"

 

 

 

주님의 복음 말씀은 셋으로 요약됩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는 늘 너와 함께 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이런 주님께서 우리에게 끝까지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오늘은 ‘처음과 끝’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매일 처음이자 끝처럼 사는 게 종말론적 삶이요

바로 우리 수도승들의 삶입니다.

이렇게 처음이자 끝처럼 살고 미사드릴 때

우리 나날의 삶은 참 절실할 것입니다.

 

과거와 미래가, 처음과 끝이 만나는 지점이,

처음이 끝이고 끝이 처음인 바로 오늘 지금 여기의 영원입니다.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지나고 나면 늘 찰나처럼 여겨진다 합니다.

시종일관, 유종지미의 삶, 모두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삶을 뜻합니다.

 

“우리의 한반도에 대한 입장은 언제나 일관(一貫)되고 분명(分明)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입니다.”

 

중국의 이 인자 시진핑이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 말이 아주 명쾌합니다.

처음과 끝이 일관되고 분명해야 좋은 삶이요 사람들의 신망도 받습니다.

언제나 일관되게 오늘 지금 여기의 영원을 살아야 합니다.

얼마나 많이 사는 걸 목표로 할 게 아니라

어떻게 오늘 지금 여기의 영원을 살 수 있는 가를 목표로 할 때

죽음의 공포에서 해방됩니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 ‘영원한 현재’이신 주님을 만나지 못하면

어디서도 주님을 만나지 못합니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입니다.

평생 이리와 양이 공존하는 세상 싸움터에서,

마음 안 싸움터에서 영적승리의 비결을 가르쳐 주십니다.

언제 어디서나 시종여일하게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살라는 말씀입니다.

늘 함께 하시는 주님께서 이런 은총을 주십니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평생 좌우명으로 삼아야 할 말씀입니다.

잘 살고 못 살고는 차후 문제이고

삶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견뎌냈다는 자체로 구원이요 하느님도 고마워하십니다.

 

시작하는 이는 많지만 끝에 이르는 이는 별로 없습니다.

시작할 때에는 언제나 기쁨이 있지만, 끝은 시험의 기간입니다.

하여 용두사미로 끝나는 인생도 많습니다.

 

은총으로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 되지 않고서는

아무도 끝까지 하느님과 함께 견뎌낼 수 없습니다.

영광스러운 것은

어떤 좋은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좋게 끝맺는 것입니다.

 

좋은 삶의 진수는 좋은 죽음입니다.

마음이 확고하면 그 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육적인 갈망은 종종 좋은 것을 시작하지만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그 끝에 이를 수 없습니다.

 

하여 시종여일의 은총을 청하는

짧고도 한없이 심오한 기도가 영광송과 성모송입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은총의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주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또함 복되시도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여,

  이제와 우리 죽을 때에 우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

 

시종일관,

시종일여의 삶을 위해 이 기도문을 끊임없이 화살기도로 바치면 좋습니다.

그러니 과거에 한 일은 되돌아보지 말고 우리의 끝을 생각하십시오.

하여 사막교부들은 물론 성 베네딕도는

날마다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 말씀하셨고

우리는 매일 끝기도 시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자기가 행한 좋은 일에 대한 생각은 우리를 자만하게 만들지만,

우리 죽음의 끝에 대한 묵상은 우리가 거룩한 흠숭을 바치도록 이끕니다.

 

늘 주님과 소통하며 시종여일의 삶을 살았던 성인들이요,

오늘 창세기의 야곱이 그 모범입니다.

길을 떠난 이스라엘(야곱)은 브에르 세바에 이르러

자기 아버지 이삭의 하느님께 제사를 드립니다.

마치 매일 하루를 시작하기 전 미사성제를 드리는 우리와 흡사합니다.

“야곱아, 야곱아!”

“예, 여기 있습니다.”

주님과 주고받은 이 말마디 안에서

늘 주님 안에 깨어 살았던 야곱의 시종여일의 삶이 잘 드러납니다.

즉각적인 주님의 축복의 응답 말씀입니다.

“나는 하느님, 네 아버지의 하느님이다.

  이집트로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그곳에서 너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주겠다.

  그리고 내가 그곳에서 너를 다시 데리고 올라오겠다.

  요셉의 손이 네 눈을 감겨 줄 것이다.”

 

좋은 끝의 죽음을 예고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마침내 야곱이 요셉을 만나니 말 그대로 행복한 끝의 해피엔딩입니다.

 

“내가 이렇게 너의 얼굴을 보고 살아 있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기꺼이 죽을 수 있겠구나.”

 

주님은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정성껏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를 축복하시어

오늘 하루도 시종여일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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