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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혼과 육신, 그리고 인생그림 - 7.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09 조회수376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1.7.9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창세49,29-31.33;50,15-26ㄱ 마태10,24-33

 

 

 

 

영혼과 육신, 그리고 인생그림

 

 

 

지난 밤 산책 중 문득

‘육신이 고통 중에도 영혼은 하느님으로 기뻐 환희할 수 있겠나?

세상을 떠나는 죽음 중에도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며 기쁘게 떠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은 ‘그럴 수도 있겠다.’였습니다.

사실 이랬던 성인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오늘은 ‘영혼과 육신, 그리고 인생 그림’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거의 영혼 실종의 시대, 육신이 전부가 된 육신 우상의 시대 같습니다.

 

하여 ‘영혼 없는 사람들’ ‘영혼 없는 얼굴들’이란 말도 회자됩니다.

육신의 얼굴, 육신의 건강, 육신의 아름다움에는 민감하지만

반대로 영혼의 얼굴, 영혼의 건강, 영혼의 아름다움에는 지극히 둔감합니다.

 

육신에 쏟아 붓는 정성이나 시간에 비해

영혼에 쏟아 붓는 정성이나 시간은 미미하기 짝이 없습니다.

 

영혼은 인격입니다.

영혼의 아름다움은 인간의 아름다움입니다.

영혼은 인격입니다.

 

자주 거울 보며 육신의 얼굴을 돌보듯

자주 하느님의 거울을 보며 영혼의 얼굴을 돌봐야 합니다.

영혼이 아름답고 건강해야 육신도 아름답고 건강합니다.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은 볼수록 마음이 끌리지만

육신의 얼굴만 아름다운 영혼 없는 얼굴들은 곧 실증을 느낍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킬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인간의 요체는 육신이 아니라 영혼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모상대로 만드신 것은 오직 영혼뿐이고

그분께서 사랑하신 것도 영혼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대로 육신은 영혼의 옷입니다.

영혼은 육신의 생명입니다.

하느님은 영혼의 생명입니다.

 

영혼인 생명이 육신과 함께 있을 때 육신은 죽지 않듯이,

영혼이 죽지 않으려면 영혼의 생명(하느님)이 영혼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제 말이 아니라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씀입니다.

 

육신에만 집착 올인(all-in)하다가 죽음을 맞이할 때

얼마나 당황스럽겠는 가요?

하여 육신을 놓아버리는 죽음이 그렇게 힘든 것입니다.

 

제가 영혼과 더불어 묵상한 게 영혼의 인생 그림입니다.

하느님이 최후 심판 때 보시는 것도

각자 고유의 영혼의 인생 그림인데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입니다.

각자 고유 영혼의 인생 그림의 완성도를 보십니다.

 

과연 내 영혼의 인생 그림은 잘 그려지고 있는지요?

늦게 시작하면 시간에 쫓겨 졸작이 나올 수도 있고

미완성채로 끝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아예 인생그림을 시작 안한 이도 있을 것이고

도중에 포기한 이도 있을 것이며

사람마다 그 영혼의 인생그림은 다양할 것입니다.

 

오늘 창세기의 야곱과 요셉의 죽음이 참으로 장엄합니다.

아름다운 영혼의 죽음입니다.

영혼의 인생 그림 100% 완성도에 이른 분들입니다.

 

“야곱은 자기 아들들에게 분부하고 나서,

  다리를 다시 침상 위에 올린 뒤, 숨은 거두었다.”

참 평화로운 선종입니다.

 

‘“나는 이제 죽습니다.

  …하느님께서 반드시 여러분을 찾아오실 것입니다.

  그때 여기서 내 유골을 가지고 올라가십시오.”

그리고 요셉은 죽었다.’

 

요셉 역시 평화로운 선종입니다.

아름다운 영혼들의 죽음입니다.

이런 선종보다 남은 이들에게 큰 축복의 선물도 없을 것입니다.

 

반면 불행한 죽음은 남은 이들에게 평생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평생 하느님을 경외하며 살 때

겸손한 영혼, 아름다운 인생그림, 아름다운 선종입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할 때 세상에 대한 부러움도 두려움도 점차 사라집니다.

 

“두려워하지도 마십시오.

  내가 하느님의 자리에라도 있다는 말입니까?

  형님들은 나에게 악을 꾸몄지만,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선으로 바꾸셨습니다.”

 

평생 하느님을 경외하며 살아 온 요셉 영혼의 열매가

이런 겸손과 지혜입니다.

 

기도는 영혼의 호흡이며 말씀은 영혼의 밥입니다.

육신을 운동으로 단련하듯

우리는 매일 규칙적이고 끊임없는 공동전례기도로 영혼을 단련하고

영혼에 믿음, 희망, 사랑의 자양분을 공급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영혼이자 생명입니다.

그리스도를 모심으로 영혼이 치유, 구원될 때 육신 역시 치유, 구원됩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영육은 치유, 구원되어

건강하고 아름다운 영혼으로 살 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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