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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다운 삶" - 7.1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10 조회수386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7.10 연중 제15주일

이사55,10-11 로마8,18-23 마태13,1-23

 

 

 

 

 

"아름다운 삶"

 

 

 

때를 아는 게 지혜입니다.

때를 기다리는 인내 없이 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자연의 때에서 하느님의 때를 배우고 우리의 때를 배웁니다.

 

며칠 전 밤 산책 중

무심결의 산뜻한 향기에 정신이 맑아지는 듯 반가웠습니다.

꼭 1년 만에 찾아 온, 향기 맡고 찾아낸 꽃,

때 되어 피어난 자귀나무 꽃이었습니다.

누가 보아주든 말든, 알아주든 말든

때 되어 피어난 향기로운 꽃이 하느님의 말없는 가르침입니다.

 

이런 사랑의 향기, 존재의 향기를 발하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얼마 전 읽은 아름다움에 대한 기막힌 해석에 공감하며

무릎을 친 적이 있습니다.

 

아름다움은 ‘앓은 다음’에 뿌리를 둔 말이라는 유머입니다.

‘앓은 다음’ 그 만큼 철이 나고 깊어져 성숙될 때

그 결과가 내외적 아름다움이라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앓은 다음’의 연속된 삶의 여정을 통해

아름다운 하느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오늘은 ‘아름다운 삶’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둔 삶이 아름답습니다.

 

 

세상 가짜 희망에 속지 마십시오.

진짜 희망은 하느님 하나뿐입니다.

이 하느님의 희망이 빛이요 살게 하는 힘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이런 희망을 줍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희망의 씨앗과 같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줍니다.

 

이처럼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의 씨앗, 희망의 씨앗도

헛되이 돌아가지 않고 주님이 뜻하는 바를 이루며

주님이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맙니다.

 

이런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희망 때문에

이사야 예언자는 그 역경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구히 희망의 예언자로 살 수 있었습니다.

 

어둔 구름 사이 틈바구니에서 쏟아지는 햇빛 같은 하느님의 희망이

우리의 어둔 마음을 환히 밝힐 때

이 절망의 시대에 희망의 사람이 되어 살 수 있습니다.

 

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가 그랬고 2독서의 사도 바오로가 그랬고

복음의 예수님이 바로 그랬습니다.

어둠의 역경 속에서 희망으로 빛나는 삶을 사셨던 분들입니다.

다음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들어 보십시오.

 

“장차 우리에게 계시될 영광에 견주면,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겪는 고난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피조물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조물이 허무의 지배 아래 든 것은 자의가 아니라

  그렇게 하신 분의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희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잘 들여다보면 희망의 빛에 젖어있는 절망임을 깨닫습니다.

완전한 절망의 어둠은 없다는 것입니다.

짙은 역경의 어둠 넘어 희망의 빛을 내다보는

바오로 사도의 깊고도 넓은 시야입니다.

 

예수님 역시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의 역경 넘어

좋은 땅에 떨어진 말씀의 씨앗들의 풍성한 수확의 날을 내다봅니다.

매일 끊임없이 우리 마음 밭에 떨어져 자라나는

하느님 말씀의 씨앗, 희망의 씨앗들입니다.

 

 

 

항구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감상이나 기분이 아닌 항구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문제는 씨앗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밭입니다.

씨앗으로 말하면 하느님 말씀의 희망 씨앗보다 더 좋은 씨앗이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 밭이 길바닥 같고, 돌밭 같고, 가시덤불 같다면

말씀의 희망 씨앗은 도저히 자라날 수 없습니다.

 

농부는 땅을 탓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믿는 우리 역시 환경을 탓하지 않고 우리 자신을 탓합니다.

복음의 예수님처럼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씨 뿌리는 믿음의 삶에 항구합니다.

 

이게 바로 수행생활의 요체입니다.

원의 길은 이 길 하나뿐입니다.

늘 좋은 땅의 삶일 수도 마음 일 수도 없습니다.

 

살다보면 길바닥, 돌 밭, 가시덤불 같은 때도 마음도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 개의치 않고,

자기 삶의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직면하면서

씨 뿌리는 삶에 한 결 같이 항구 하는 것입니다.

 

이래서 평생 영적전투의 삶이라 하는 것입니다.

믿는 이들의 삶의 자세이자 기도의 자세이고 믿음의 자세입니다.

이런 항구한 믿음의 실천적 삶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우리의 전 존재를 서서히 변화시킵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합니다.

끊임없이 뿌려지는 말씀의 희망 씨앗들이

우리 길바닥 같은 마음, 돌 밭 같은 마음, 가시덤불 같은 마음을

서서히 좋은 땅 마음 밭으로 변화시켜 갑니다.

 

이게 바로 우리 정주의 서원이 목표 하는 바입니다.

불암산 바위위에 뿌리 내린 무수한 희망의 푸른 솔들이

바로 우리 돌 같은 마음 안에 뿌리내린 말씀의 나무들 같습니다.

무수한 말씀의 희망 씨앗들이 자라나면서

우리의 탐진치(貪嗔痴;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 같은 마음은 비옥한 마음 땅으로 변모합니다.

 

 

 

풍성한 사랑의 열매를 내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끊임없이 말씀의 씨앗들이 마음 밭에 떨어져 뿌리내리고 자라날 때,

때 되면 익어가는 사랑의 열매들입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바 사랑의 열매들입니다.

희망의 씨앗이 믿음의 마음 밭에서 잘 자라 익을 때 사랑의 열매들입니다.

 

배나무 밭 자라나는 배들이 좋은 공부입니다.

성경만 아니라 자연의 배 밭도 하느님의 살아있는 성경입니다.

서서히 커가는 배 열매들 바로 우리의 사랑 열매를 상징합니다.

 

10월 가을 수확기에는 탐스런 사랑열매가 되어 우리에게 올 것입니다.

과연 우리 사랑의 열매들은 잘 익어가고 있는지요.

인생 사계절로 하면 우리는 어느 계절에 와 있는지요.

그 인생계절에 맞게 익어가고 있는 열매들인지요.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하느님은 우리 인생을 상대평가 하지 않으시고 절대평가 하십니다.

각자 백배든, 예순 배든, 삼십 배든

나름대로 마음 밭에서 사랑의 열매를 내면 됩니다.

수확의 양을 보시는 게 아니라 삶의 충실도를 보시는 주님이십니다.

 

인생 가을 수확기가 되어도 참으로 열매 빈약한 삶이라면

그 인생 얼마나 허무하겠는지요.

그러니 사랑의 열매가 익어 하느님이 수확하실 인생 가을 때 까지

항구히 인내하고 기다리며 그 때에 충실해야 합니다.

 

잃어버린 때는 찾을 수 없습니다.

농사에 때가 중요하듯 말씀 농사에도 때가 중요합니다.

하여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때에 충실하기 위해

전례력과 더불어 매일, 평생 지켜야 하는 기도와 노동과 성독이

균형 잡힌 일과표가 있습니다.

 

 

 

희망의 말씀 씨앗들이 좋은 믿음의 마음 밭에 뿌려져 잘 자랄 때

사랑의 열매들이요 이게 바로 아름다운 삶입니다.

희망의 말씀 씨앗, 믿음의 마음 밭, 사랑의 열매가

삼위일체의 관계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과연 내 마음 밭에 말씀의 희망 씨앗들은

잘 자라 사랑의 열매를 맺어가고 있는지요.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마음을 옥토로 만들어 주시고

당신 말씀의 씨앗들이 잘 자라서 풍성한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하실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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