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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7-11
조회수
846
추천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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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7월 11일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
Do not think that I have come to bring peace upon the earth.
I have come to bring not peace but the sword.
(Mt.10.34)
제1독서 탈출기 1,8-14.22
복음 마태오 10,34ㅡ11,1
제가 있는 답동 교구청 근처에는 커다란 재래시장이 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 시장이니까 무척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시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시장을 지나가면 옛날 생각이 참 많이 납니다. 줄을 서서 먹는 닭강정, 다양한 색깔의 찐빵,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만두, 떡볶이, 김밥 등의 먹거리, 그리고 좌판에 물건을 내다놓고 파시는 할머니들의 모습까지 옛날 어렸을 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재래시장들이 점점 줄어든다고 하지요. 왜냐하면 대형할인마트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대형할인마트를 가면 편하기는 합니다. 없는 물건도 없고, 또 가격도 싸고, 또한 쇼핑하기에 적당한 온도까지 유지하기 때문에 땀 흘리며 재래시장을 갈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재래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단 돈 100원이라도 깎기 위해 흥정하는 소리, 덤으로 한바가지를 더 퍼주는 아주머니의 따뜻함을 대형할인마트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했던가요? 그런데 왜 사람들은 더 커다란 것들만을 쫓을까요? 이렇게 큰 것들만을 만들고 찾다 보니 정말로 소중한 것들은 보지 못하고 찾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 세상의 관점에서 볼 때 외적으로 크고 화려한 곳에 계시지 않습니다. 아주 자그마한 곳에서도 함께 하시는 분이며, 어쩌면 초라하고 볼품없는 곳에서도 진정한 사랑을 나눠주시는 분입니다.
얼마 전, 어떤 책에서 이러한 내용의 글을 읽었습니다.
‘사랑을 했던 사람이 잘 되면 배가 아프고, 사랑을 했던 사람이 잘 안 되면 가슴이 아프고,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머리가 아프다.’
사랑은 어떻게든 아픔을 가져다주는가 봅니다. 그런데 아픔을 주기는 하지만, 이 뒤에는 더 중요한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건네줍니다. 이를 통해 진정한 행복과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주님의 사랑은 더욱 더 그러합니다. 작은 곳에서도 계시는 분이기에 겉으로 보기에는 초라해 보이기도 하고, 그 주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기에는 큰 아픔을 얻을 것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은 우리가 진정으로 가고자 하는 행복의 길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보면 아주 의외인 말씀을 하시지요.
“나는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주님의 사랑을 받아들임으로 인해 칼에 베이는듯한 아픔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선택함으로 인해 가족 간의 분열도 생길 수 있지만, 주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당신을 따름으로 인해 진정한 생명을,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말이지요.
아주 작은 일상 안에서도 당신의 사랑을 실천하라는 주님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비록 이를 통해 큰 아픔을 얻을 수는 있지만, 곧 더 큰 선물로 다가오시는 주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은 어떤 폭풍우가 몰아쳐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영원히 고정된 이정표다(셰익스피어).
역으로 생각하라
이 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제 방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저는 낚시를 좋아하지 않아서 잘 몰랐지만, 낚시를 좋아하시는 분에게 물고기에 대한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고기가 낚싯바늘에 걸리면 보통은 도망치려고 낚싯줄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데, 그럴수록 낚싯바늘은 더욱 깊이 박힐 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가끔씩 영리한 물고기가 있다고 하더군요. 이 영리한 물고기는 오히려 낚시꾼이 있는 쪽으로 빠르게 헤엄침으로써 줄을 팽팽하게 만들지 않고 낚싯바늘에서 벗어날 기회를 노린다는 것이지요.
이 영리한 물고기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들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어떻게든 도망치려고만 합니다. 즉, 낚싯줄의 반대방향으로만 움직이면서 바늘이 더 깊이 박히는 아픔을 당하는 어리석은 물고기의 모습을 취하는 우리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역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역으로 생각해서 오리혀 고통과 시련에 대해 정면으로 다가설 수 있는 용기가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실제로 많은 위인들은 고통과 시련을 피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통과 시련을 정면에서 마주하면서 이겨냈기 때문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내게 다가오는 고통과 시련을 어떻게 대하시겠습니까? 고통과 시련은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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