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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상 봉사의 배움터" - 7.1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시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11 조회수423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1.7.11 유럽의 수호자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480-547) 대축일

잠언2,1-9 골로3,12-17 루카22,24-27

 

 

 

 

 

"천상 봉사의 배움터"

 

 

 

오늘은 ‘배움’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오늘 대축일의 옛 본기도문 중

‘천상 봉사의 배움터’라는 서두 말마디가 좋습니다.

수도공동체뿐 아니라 믿는 이들의 공동체 모두가

‘천상 봉사의 배움터’입니다.

 

‘주님을 섬기는 학원’에서 ‘학원’이란 말마디보다

‘배움터’라는 순수한 우리말이 더 친근감이 갑니다.

세상에 배우지 않고 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보고 배운다.’란 말마디도 있듯이

눈만 열리면 도처에 보고 배울 스승이 있습니다.

 

수도원 정문 음식점 담벼락에 요즘 완성된 벽화가 이채롭습니다.

평화로운 초원의 어미 소와 송아지, 어미 사슴과 아기 사슴이

풀을 뜯는 목가적 장면에서 평화로운 수도원이 되어야 함을 배우고,

거북이 두 마리가 걷는 모습을 통해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 나오는 거북이처럼

항구히 수도생활에 정진하라는 교훈을 배웁니다.

 

잘 보고 잘 듣고 배울 때 내 것이 되고

습관이 될 때 비로소 덕이 되고 바람직한 영성생활이 됩니다.

 

어제 방문했던 80대 고령의 떼제 마르꼬 수사님과의 만남도 생생합니다.

저희 수도원 초창기부터 25년간 교류를 갖고 계신 분으로

3개월의 유럽 여행을 떠나기 전

요셉 수도공동체의 형제들이 보고 싶어 왔다는 말씀이었습니다.

 

80대이르기까지 그림 그리는 현역에 충실했던 분이시며

이번 여행 중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해보고 싶다 하였습니다.

 

“수사님은 하느님의 영원한 학생(God's eternal student)입니다.”

 

라 말했더니 반색을 하시며 무척 좋아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영원한 전사(God's eternal soldier) 말할 때의

시큰둥한 반응과는 아주 대조적이었습니다.

 

이어 평생 배움의 여정 중에 있는 불승(佛僧)들을 지칭하는

평생학인(平生學人)이란 말을 써드리며 설명을 드렸더니

또 그렇게 좋아하시어 가져가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수도승은 물론 믿는 모든 이들이

졸업이 없이 죽을 때까지 평생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에서 배워야 하는

평생학인들입니다.

 

잘 배우기 위해 침묵이요 겸손이요 순종이며 이건 학인의 기본 자질입니다.

 

우리의 스승은 그리스도 주 예수님뿐이십니다.

스승이신 주님은 끊임없이 당신의 사람들을 통해 우리를 가르치십니다.

오늘 스승이신 주님은 잠언을 통해 당신께 지혜를 배울 것을 촉구하십니다.

 

“지혜란 주님께서 주시는 것,

  그의 입에서 떨어지는 말로 지식과 슬기를 깨우치게 된다.

  떳떳이 살면 도움이 되어 주시고 올곧게 살면 방패가 되어 주신다.

  바른 길 걷는 사람을 감싸주시고

  당신께 마음을 쏟는 사람을 지켜 주신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와 성무일도를 통해

주님의 지혜를 배우는 우리들입니다.

 

이어 주님은 2독서의 사도 바오로를 통해

용서와 사랑, 평화와 감사, 찬양을 배울 것을 촉구하십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그뿐만 아니라 사랑을 실천하십시오.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완전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을 다스리게 되기를 빕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십시오.

  …그리고 성시와 영가와 찬송가를 부르며

  감사에 넘치는 진정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양하십시오.”

 

이런 덕목을 배워 실천하는 것보다 주님께 좋은 봉사는 없습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들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는 주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단지 배우는 학인(學人)으로서는 반쪽이고

곧 수행자(修行者)로의 삶이 뒤따라야 온전한 학인입니다.

 

주님 역시 복음에서

낮은 자로 섬기는 일을 끊임없이 배울 것을 촉구하십니다.

 

“너희 중에서 제일 높은 사람은 제일 낮은 사람처럼 처신해야 하고

  지배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처럼 처신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심부름하는 사람으로 여기에 왔다.”

 

‘하느님의 심부름꾼’인 예수님으로부터 섬김의 삶을 배우라는 것입니다.

광주대교구 옥 현진 보좌주교 서품식 중

강 우일 주교님의 강론 일부도 신선했습니다.

 

“‘주교’란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교회의 주인’이라는 주교란 말은

  복음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여겨지고,

  주님 대전 앞에서 온당치 않고 죄송스런 일이다.

  주교와 사제 모두,

  자신이 교회를 짊어지고 이끌어야 한다는 주인의식은 과도한 책임의식이다.

그것은 교회의 주인은 한분이신 주님이며,

우리 모두는 주님의 종이고 심부름꾼일 뿐이기 때문이다.

… 젊고 할 일도 많아서 혹시 자신도 모르게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온 몸에 힘이 들어갈 수도 있다.

모쪼록 힘을 빼고 즐겁게 사시길 바란다.”

 

수도승은 물론 믿는 모든 이가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인 교회에 몸담고

평생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학인이자 수행자입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습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으로 죽을 때까지

 

주님을 섬기는 일을 배워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우리의 주님이시자 스승이신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말씀과 성체로 우리 모두를 섬기시고

당신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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