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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기적-회개 - 7.1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12 조회수522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1.7.12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탈출2,1-15ㄴ 마태11,20-24

 

 

 

 

 

믿음-기적-회개

 

 

 

창세기의 아브라함, 야곱, 요셉이 퇴장하고

탈출기의 모세가 새로이 등장합니다.

 

배역이 끝나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고

새 배역의 인물이 등장하는 게 순리 같습니다.

 

22년 전(1989.7.11)의 사제서품 가족사진을 보니 감회가 깊습니다.

22년 사이에 어머니와 형님 세 분이 모두 세상을 떠났고,

수도형제들은 물론 아랫집 수녀님들도 많은 분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느님 믿음이 없다면 얼마나 허망한 인생이겠는가 생각하게 됩니다.

하느님 믿음 있어 생사를 넘어 영원한 생명을 살며

이게 우리의 궁극의 희망입니다.

 

오늘 새벽 성무일도 독서(1열상19,1-8.11-21) 중

엘리야의 하느님 체험을 미사와 연관시키니 새삼스런 묵상이었습니다.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주님의 천사가 엘리야에게 주시는 말씀은

그대로 미사를 통해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 같습니다.

빵과 물대신 일용할 양식으로 성체와 말씀을 주시는 성체성사의 주님이십니다.

이어 엘리야가 큰 바람, 요란한 지진, 사나운 불길 후에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님의 음성을 들었듯이

우리 또한 일상의 바람, 지진, 불길 같은 크고 작은 시끄러움이 지난 후

이 고요한 미사 중 주님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음성을 듣습니다.

 

믿음의 눈과 귀가 열려야 주님을 뵙고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오늘은 ‘믿음’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믿음 없이는 불가능한 우리 수도승생활이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믿음 없이는 미사도 성경도 참 무의미하고 재미없을 것입니다.

똑같은 사람들이라 해도 믿음의 유무에 따라 그 내적 시야는 천차만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 아니라 살아있는 역동적 믿음입니다.

 

믿음 역시 끊임없이 성장, 성숙해야 합니다.

‘믿음-기적-회개-깨달음- 앎-믿음…’

이런 역동적 순환여정의 삶 중에 깊어지는 믿음입니다.

 

우리의 모든 삶이 기적입니다.

비상한 기적뿐 아니라

일상의 모든 작고 큰 삶 모두가 기적이요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믿음의 눈 있을 때

기적을 보고 회개요 깨달음과 더불어 하느님을 발견하고 나를 발견합니다.

제자리의 참 나를 깨달아 아는 게 회개요

이런 회개와 함께 가는 살아있는 믿음입니다.

 

믿음의 눈 있어 기적이 회개로 연결될 때 겸손의 축복입니다만,

기적이 회개로 연결되지 않으면 오히려 화가 되기 십중팔구입니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 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기적이 회개로 연결되지 않은 이들에게 불행을 선언하는 주님이십니다.

 

일상의 크고 작은 기적들 모두가

회개를 촉구하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기적을 체험하고 회개하여

주님과 자기를 깨달아 알게 된 자들이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믿음의 눈으로 볼 때 선명히 들어나는 모세의 생애입니다.

모세의 생애 역시 하느님의 살아있는 성경입니다.

하느님의 구원 섭리가 놀랍습니다.

사람들의 상상을 완전히 넘어서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우리를 통해 섭리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모세 아기의 은신처로써

파라오의 딸 공주의 거처보다 더 안전한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우연일지는 몰라도

믿음의 눈을 지닌 우리들에게는 하느님의 섭리입니다.

 

‘공주는 그 아이를 아들로 삼고, “내가 그를 물에서 건져 냈다.”하면서

  그 이름을 모세라 하였다.’

 

이미 홍해의 바닷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할 모세의 활동이,

요르단 강에서 세례 받고 물에서 올라오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또 세례의 물로 구원될 우리의 미래가 환히 계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 또 하나의 모세입니다.

이어 모세는 한 이집트인을 살해한 후 미디안으로 땅으로 피신하는 데

이미 하느님의 각본 안에는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여기 미디안 땅에서 하느님을 만나 사명을 받고

새롭게 그 구원여정의 인생을 시작하는 모세입니다.

 

모세에서 하느님을 빼버리면,

하느님 믿음을 빼버리면 무엇이 남을까요?

 

마찬가지 우리의 삶에서 하느님을,

하느님 믿음을 빼버리면 무엇이 남을까요?

 

텅 빈 허무의 무의미일 것입니다.

 

모세만 아니라 믿는 우리들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성경책입니다.

‘믿음-기적-회개-깨달음-앎-믿음…’

내적 순환 인생 여정을 통해 깊어지는 믿음이요

우리의 인생 역시 풍요로운 성경이 될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한 우리 모두에게 좋은 믿음을 선사하시어

오늘도 삶의 기적에 감사하며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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