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 부는 날 (3) "
그물 치고 바람 낚는 거미 보았네
종일토록 빗속 뒤적이며 언어를 낚는 날 비웃더구먼
지혜주머니 꽁지로 매단 허리구분 스승 하늘로 튕겨 놓으며 그물 접었지
마치 용맹한 장수가 된 듯 허송한세월 저벅저벅 빗물 낚는데 쓰고 하늘 우러르니
거미는 방향 정하고 구름 가두며 삼라만상 향하여 촘촘히 경고를 한 후
날 비웃듯 더 높은 곳 향하여 바람 가둔다
그제야 그물 밖으로 세상이 보였네
내가 낚은 건 나를 가두는 그물
세상으로 돌려줘야할 슬픔임을 그물로 갇힌 후 알았지
/ 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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