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느 성당에서 미사를 시작하기전 고해성사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자신의 지은 '죄'때문에 너무나 큰 고통 중에서 신음하는어느 자매님의 고백이
가뜩이나 눈물 많은 저를 참기 흘들게 하였고, 결국 저는 함께 울고 말았습니다.
"그만 힘들어 하십시요... 이미 충분한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믿으십시요..."
저는 제 온 힘을 다하여 그 분이 다시 하느님 안에서 평화로우실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조금 시간이 길어졌나 봅니다.
그런데 갑자기 고백실 문이 꽝꽝 거리더니 "먼놈의 고백성사를 십분씩이나 본대요?" 하는 외침이 들려왔습니다.
순간 너무 화가 나서 문을 확 열어제끼고 더 크게 고함을 칠려는 찰라였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꼬부랑 할머니가 다리가 아프셔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빨리 끝내 달라고 하십니다. 난감하더군요...
"할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예?"
"다리가 아파서 도저히 더 서있을 수가 없어요... 신부님. 먼놈의 고백성사가
이렇게 길대요?"
"네... 죄송합니다. 쪼끔만 기다려 주세요..."
도저히 그 자매님을 그대로 보낼 수가 없어서 그 뒤로 약 3분 정도 더 기도를 했고,
그렇게 그 자매님과의 고해성사는 이루어졌습니다.
그 뒤로 대여섯분 정도의 고백을 더 들었는데, 아까의 그 할머니의 음성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미사가 시작되기 전에 그 할머니를 찾아서 미사 후에
뵙기를 청하려 했으나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미사드리는 내내 할머니를 찾아도 내 눈에 그 할머니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얼마 동안 맘이 불편했으나 저는 곧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믿고 다시 편해졌습니다.
고해성사는 한 사제가 다른 평신도의 죄를 듣는 것이 아닙니다.
또 고백실에서 들은 것들은 신기하리만치 빨리 기억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하느님께서 어느 죄인의 죄를 들으시고 사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고해성사는 하느님께서 당신이 사랑하시는 자녀들의 사랑고백을 받아들이시고
평화를 선물로 주시는 은총의 성사입니다.
갈라졌던 하느님과 인간이 다시 화해의 흥겨운 잔치를 벌이는 축제입니다.
이미 인간의 내면에서 시작된 통회와 이미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이루어진 화해가
완성되어 평화의 이름으로 머무르는 인생의 계류장입니다.
따라서 고백소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우리는 하느님께 활짝 열린 마음으로
온전히 자신을 개방하고 통회하면 할 수록 우리는 하느님과 일치되는 평화를 맛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그때 그 할머니께서 화를 푸시고 다시 성사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하느님과
과의 화해를 통한 삶의 평화를 누리시기를 빌어야겠습니다.
"할머니, 화 푸세요...예?"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스테파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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