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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7-13
조회수
926
추천수
11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7월 13일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I give praise to you, Father, Lord of heaven and earth,
for although you have hidden these things
from the wise and the learned
you have revealed them to the childlike.
Yes, Father, such has been your gracious will.
(Mt.11.25-26)
제1독서 탈출기 3,1-6.9-12
복음 마태오 11,25-27
성소국장으로 있다 보니 많은 신학생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신학생들은 나름대로의 성소를 가지고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성직자의 길을 걷고 있지요.
덕적도에서 있었던 지난 신학생 하계 수련회 때였습니다. 2박 3일간의 수련회 동안 신학생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의 여러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특히 덕적도 성당을 수리하고 주변 정리를 함께 하는데, 어떤 신학생은 어떻게든 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또 어떤 신학생은 그것을 우리 같은 아마추어가 할 수 있느냐며 포기하려고 하더군요. 사실 후자의 신학생은 굉장히 합리적으로 말합니다. 자신들이 하면 할수록 더 일을 망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 마음에 드는 신학생은 합리적인 자신의 생각을 내세우면서 포기하는 신학생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힘들어 보이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어떻게든 해 보는 신학생이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물론 처음 하는 것이라 실수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보기에 좋았고, 이런 신학생이라면 어떤 일이든 맡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되었지요.
우리 주님께서도 이렇지 않으실까요? 사실 우리들 모두 부족하고 나약하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하면서 아예 포기해 나간다면, 나중에는 할 수 있는 일도 할 수 없다고 쉽게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맡겨진 일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그 뜻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어떻게든 노력하하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시지요.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많은 지혜롭고 슬기로운 자들이 합리적인 이유를 말하면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 땅에 이루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어리석어 보이고 철부지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무조건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특히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 나갑니다. 과연 어떤 사람을 더 좋아하실까요?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이 되어 각종 핑계를 대며 하느님의 일을 하지 않는 우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비록 세상의 눈으로는 어리석고 철부지처럼 보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느님 앞으로 나아가는 그래서 하느님의 뜻을 완성하는 우리가 될 때, 예수님께서는 또 다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실 것입니다.
아무도 원망하지 마라. 그리고 어떠한 것도 기대하지 마라. 다만 무엇인가를 시작하라(빌 파셀스).
무엇이 다를까요?
똑같은 맥주라도 지금 내 상태에 따라 맛이 다르겠죠?
율사가 대사를 찾아와 물었습니다.
“스님께서 불도를 닦으실 때 특별한 비법이 있습니까?”
“있지.”
“어떤 비법입니까?”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자는 것이네.”
율사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하거늘, 그렇다면 모든 사람 또한 대사처럼 특별한 방법을 행하는 것입니까?”
“다르네.”
“무엇이 다릅니까?”
“밥을 먹을 때 기뻐하지 않고 다른 백 가지를 원하며, 잠잘 때 기뻐하지 않고 오만 가지 생각에 빠지는 사람이 있지. 그것이 나와 다르네.”
어떻게 생각하면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이 세상의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제는 내게 주어진 그 삶을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지요.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기왕 이 세상을 사는 것이라면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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