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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 17일 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17 조회수616 추천수12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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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 - 마태오 13,24-30

 

“수확 때 까기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하느님 축복을 불러오는 고통>

 

 

    예수님의 한 말씀 한 말씀은 어찌 그리도 지혜로 가득 찬 말씀인지 모릅니다.

 

    말씀 한 마디로 죽어가는 사람을 벌떡 일으켜 세우시는가 하면, 말씀 한마디로 살기등등한 적대자들을 물리치십니다.

 

    단 한 말씀으로 우리가 평생 노력해도 도달 불가능했던 ‘깨달음의 언덕’에 순식간에 도달하게 하는가 하면, 단 한 말씀으로 ‘한 가닥’ 한다는 높은 양반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듭니다.

 

    오늘 복음 말미에 나오는 말씀도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수확 때 까지 둘 다(밀과 가라지)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① 가라지처럼 쓸모없는 존재, 일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경고의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가라지처럼 살아갔던 사람들이 큰 두려움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늦었지만 다시 한 번 새 삶을 계획했을 것입니다.

 

    ➁ 밀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하느님과 이웃들에게 유익한 존재들, 고통의 세월을 지나가면서도 하느님께 모든 것 맡기고 꿋꿋이 나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큰 격려와 기쁨을 주는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➂ 때로 밀인 것 같기도 하지만, 때로 가라지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람들, 한 마디로 양다리 걸친 사람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는 말씀일 것입니다. 예수님 말씀에 자극을 받아 색깔을 분명히 하게 될 것입니다. 삶을 재정립하게 될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오늘 예수님 말씀은 정녕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지나온 나날들 하나하나 되짚어보니 참으로 형편없었습니다. 그 오랜 반역과 방황의 세월들을 하느님께서는 큰 인내로 참아주셨습니다. 그 때 그 때 처벌하셨다면, 그 즉시 처리하셨다면 도저히 그냥 남아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무한한 자비를 보여주셨습니다. 때로 경고를 보내셨는가 하면 때로 위로를 보내셨습니다. 때로 매를 드셨는가 하면 때로 따뜻이 감싸안아주시면서 그렇게 기다려주셨습니다.

 

    비록 결함 많은 삶이었지만 하느님 자비로 충만한 나날들이었습니다. 비록 외나무다리 위흘 걷듯 아슬아슬한 나날들이었지만 하느님 사랑으로 행복했던 축복의 날들이었습니다.

 

    인간은 흔들리는 갈대같이 유약한 존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무척이나 고집스런 동물이어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려면 때로 강한 충격이 필요합니다. 충격요법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는 나태해진 우리를 향한 충격요법 가운데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충격이 다가올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충격을 우리를 향한 극진한 하느님 사랑의 표시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재창조하기 위한, 우리를 더욱 성장시키기 위한 하느님 은총의 표시로 보시면 정확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고통과 십자가, 상처와 실망이 다가올 때 마다 한번 생각하십시오. 인간의 삶은 절대로 완전하지 않습니다. 완벽할 수 없습니다. ‘불완전한 삶의 축복’을 깨닫도록 노력하십시오.

 

    부족해야, 불완전해야, 병약해야, 거기에 하느님 자비의 손길이 다가갑니다. 미숙하고 불쌍함으로 인해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미성숙이 하느님의 축복을 불러옵니다.

 

    세상을 해결해야할 ‘문젯거리’로 바라보지 마십시오. 그보다는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의 신비에 마음을 활짝 여십시오. 하느님께 새로운 눈을 청하십시오. 머지않아 그 모든 문젯거리들이 하느님 사랑으로 변화되는 것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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