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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17일 야곱의 우물- 마태13,24-43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17 조회수335 추천수3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24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25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26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27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 하고 묻자, 28‘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 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 하고 묻자, 29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30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31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32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33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34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35예언자를 통하여 “나는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 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36그 뒤에 예수님께서 군중을 떠나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와, “밭의 가라지 비유를 저희에게 설명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37예수님께서 이렇게 이르셨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38밭은 세상이다. 그리고 좋은 씨는 하늘나라의 자녀들이고, 가라지들은 악한 자의 자녀들이며, 39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 그리고 수확 때는 세상 종말이고, 일꾼들은 천사들이다. 40그러므로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41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42불구덩이에 던져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43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겨자씨로 시작된 하늘나라가 저희 안에서 큰 나무가 되도록 마음의 터전을 넓혀주소서.

세밀한 독서 (Lectio)
마태오복음에만 나타나는 가라지의 비유와 공관복음이 함께 전하는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는 그 청중을 군중으로 하며, 하늘나라의 의미를 다각도로 전하고 있습니다. (36절) 가라지의 비유에서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 에 비유됩니다. (24ㄴ절) 그런데 문제는 좋은 씨를 뿌린 밭에 “덧뿌린 가라지” 입니다. (25절) 가리지는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을 만큼 밀과 비슷한 잡초입니다. 그러나 “나무는 그 열매를 보면 아는 것” (7, 16 – 20; 12, 33 참조) 처럼 “밀 가운데 뿌려진 가라지” 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씨가 “열매를 맺을 때” 입니다. (26절)
가라지 비유의 우의적 설명에서 씨의 근원을 “사람의 아들과 악마” 에 두고, “좋은 씨와 가라지” 를 “하늘나라의 자녀와 악한 자의 자녀” (38ㄴ절) 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하늘나라의 자녀들이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 “말씀을 듣고 잘 깨닫는 사람들” (13, 23) 이라면, 악한 자의 자녀들은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 (18, 6 – 7 참조)과 “불의를 일삼는 자들” (시편 37, 1 참조) 입니다. 이렇듯이 ‘밭’ 이라는 ‘세상’ 에는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들과 말씀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이때 ‘밀과 가라지’ 를 바라보는 ‘종과 집주인’ 의 태도가 대조됩니다. (마태 13, 29 – 30절) 종들은 주인으로부터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라는 가라지의 출처를 듣고 밀에 해악을 끼치는 가라지의 즉각적인 제거를 제안합니다. (28절) 그러나 주인은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라.” (30절) 고 합니다. 밀의 뿌리와 같이 엉켜 있는 “가라지를 거두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르기” (29절)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선과 악의 확실한 구분, 즉각적인 상과 벌에 정의를 두지만 하느님의 정의는 악의 처벌이 아니라 죄인의 회개를 기다리는 인내와 자비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9, 13 참조) 그러나 하느님의 자비가 죄를 간과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은 수확 때에 드러나는 밀과 가라지의 운명에서 명백해집니다. 성경에서 수확은 종말의 심판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표상입니다. (13, 39; 이사 17, 5; 요엘 4, 12 – 13; 묵시 14, 14 – 16 참조) “가라지는 단으로 묶어 태워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마태 13, 30) 라는 말씀에서 주인의 의지에 따라 종말에 천사들은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을 엄격하게 분리할 것입니다. 그때에 악인들과 의인들의 운명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불구덩이에 던져져 울며 이를 가는” 악인의 비참한 운명과는 달리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 입니다. (42 – 43절)
이런 종말론적 전망 안에서 마태오는 비유의 우의적 해석을 통해 중요한 원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공동체 내의 선과 악의 지나친 구별에 집착하여 경직된 공동체가 되지 않도록 인내를 충고합니다. 또한 현세는 믿는 이들의 결단을 촉구하는 시기로서 종말의 날에 불에 태워지는 가라지가 될 것인가 아니면 곳간에 들이는 밀이 될 것인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음을 경고합니다.
 
그렇다면 악과 선이 공존하는 이 세상에서 하늘나라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는 보잘것없이 시작되었지만 놀라운 결과로 나타나게 될 하늘나라의 완성을 보여줍니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32절), 누룩은 밀가루 속에 감추어져 보이지 않지만 “밀가루를 온통 부풀어 오르게” (33절) 하는 것과 같이,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누룩처럼 우리네 삶 안에서 작용하며 구현됩니다. 구약성경에서 나무는 하느님의 총애와 특별한 보호를 뜻합니다. 겨자씨가 자라 “나무가 되고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32절) 는 표상은 ‘모든 생물과 모든 민족이 그 그늘에서 살게 되는’ (에제 17, 22 – 24: 다니 4, 9. 18 참조) 구약성경의 거대한 나무를 상기시키며 하늘나라의 영화로움을 전해 줍니다. 마태오는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43ㄴ절)라는 권고로써 우리에게 다시 한 번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묵상 (Meditatio)
제 관점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밀과 가라지가 함께 공존할 수 없다.’ 는 완고한 마음이 시작됩니다. 가라지가 제 밖에 있다면 마땅히 제거해야 할 악이지만, 제 안에 있다면 어쩔 수 없는 필요악도 있다면서 당연시하지 않았을까요 ? 겨자씨가 자라 나무가 되듯, 누룩이 온 반죽을 부풀리듯 제 안에서 하늘나라가 넓혀져 간다면, 밀과 가라지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둔다.” (30절) 한들 어떻겠습니까 ? 하늘나라의 큰 그늘이 드리워지면 가라지가 열매를 맺기 전에 자연히 시들어 버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계해야 하는 것은 뽑아내지 못한 가라지가 아니라 하늘나라를 더 넓게 확장하지 못하는 제 마음이 아닐까요 ?

기도 (Oratio)
주님, 저희가 당신께 바라는 그대로 저희 위에 당신의 자애를 베푸소서. (시편 3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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