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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의 가정에 속한 우리들 - 7.1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19 조회수396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7.19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탈출14,21-15,1ㄴ 마태12,46-50

 

 

 

 

 

예수님의 가정에 속한 우리들

 

 

 

우리 모두가 예수님의 가정에 속한 형제자매들입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가정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요즘의 위기는 공동체의 위기요, 특히 가정 공동체의 위기입니다.

 

끊임없이 해체되고 있는 오늘날 가정공동체의 현실입니다.

우리의 어둔 사회 현실의 반영입니다.

어제 읽은 현 사회에 대한 진단도 생각납니다.

 

 

‘우리 사회는 부와 권력과 직업이 세습되고,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서울과 변방으로,

  부촌과 빈촌으로 확연히 갈라지고 있다.

  그리고 법은 정의와 평형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소수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사법(私法)으로 변해가고 있는데,

  벌률가의 양성 구조는 부촌에서만 나올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서서히 현대 봉건 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평균 34분에 한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고,

  자살률에 있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단연 1등이다.

  1등만 기억하는 이 살벌한 세상에서 우리가 기억해 두어야 할 사실은

  자살하는 계층과 연령의 다양성 또한 전 세계에 유래가 없다는 것이다.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 되는 이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자살은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일이며,

  세계화, 신자유주의 시대에 누구도 함부로 거역할 수 없는

  시장 원리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참 비정한 사회다.

  하여 위 통계가 말해 주다시피 이 나라가 자살 공화국이란 사실에 대해

  의심을 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자살공화국과 연결되어 떠오른 게 아파트공화국입니다.

마치 전국토가 아파트로 잠식되어 아파트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아파트공화국과 자살공화국 간의 관계는 없는가도 골똘히 생각합니다.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없는 사람인데

자연과 이웃 간의 단절과 불통을 상징하는 아파트 구조가

사람을 외롭고 고독하게 만들어

자살로 몰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입니다.

 

이런 어둔 절망의 현실에서,

사람을 초라하고 왜소하게 만드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동체의 복원은 참으로 절실한 과제입니다.

공동체의 기본은 가정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가정 갖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일, 돈, 집이 있어야 결혼도 하고 가정도 갖는데

일도 돈도 집도 없어 가정을 갖지 못한 젊은이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아파트 집이 있어도 일이 없고

돈이 없어 무덤처럼 되어가는 아파트도 많을 것입니다.

하여 때로는 아파트라는 집이 무덤처럼, 감옥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하여 가정공동체를 돌보고 가꾸는 것이 부모의 우선적 책무입니다.

성장기에 가정 보금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혈연의 가정공동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혈연의 가정공동체 역시 잠정적이지 견고하고 영구한 공동체는 못 됩니다.

유산이나 상속의 이해관계가 걸릴 때

속절없이 무너지는 가정들 부지기수 아닙니까?

 

예수님의 가정공동체가 우리의 영원한 유토피아 공동체입니다.

예수님의 가정공동체로,

혈연(血緣)공동체에서 믿음의 성가정 신연(信緣)공동체로

부단히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이래서 끊임없이 공동전례기도를 바치는 우리 수도가정형제들입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제자들이 당신 가족이 당신을 찾는다는 소식에 반문하시며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결정적인 답을 주십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이래야 비로소 온전한 유토피아 가정 공동체의 실현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예수님을 중심에 모시고 아버지의 뜻을 실행할 때

노아의 방주 같은 성가정공동체가 됩니다.

 

하여 우선적으로 성가정 공동체의 중심인 예수님을 사랑해야 하고

예수님의 형제들을 사랑해야 하며 아버지의 뜻을 실행해야 합니다.

 

아버지의 뜻은 아버지는 물론 그 아들 예수님과 형제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오늘 마태복음과 탈출기에서 주목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영어로 보면 분명히 들어납니다.

 

‘그리고 당신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말씀하셨다

 (And stretching out his hand toward his disciples, he said)’

 (마태12,49ㄱ).

‘모세가 바다위로 손을 뻗었다

 (Moses stretched out his hand over the sea)’(탈출14,21ㄱ).

 

 

예수님과 모세 두 주인공의 손을 뻗는(stretching out) 행위가 흡사합니다.

예수님은 손을 뻗어 당신을 중심한 가족의 정체를 밝혀주시고,

모세는 손을 뻗어 주님께서 인도해 주실 공동체의 앞길을 내주십니다.

 

바로 새 모세이신 예수님은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우리 성가정 공동체를 보호해 주시고

절망의 바다 같은 세상에 마른 땅의 길을 내주시어

우리 성가정 공동체가 무사히 세상 바다를 건널 수 있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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