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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720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20 조회수349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7월 20일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9

그날 예수님께서는 집에서 나와 호숫가에 앉으셨다. 그러자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예수님께서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물가에 그대로 서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해 주셨다.

“자,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들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

어떤 것들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린 것이다.

또 어떤 것들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렸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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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씨 뿌리는 사람의 이야기는 이미 예수님의 설명을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드는 부분은 아무래도 우리 각자가 어떤 땅인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모든 이들이 이 비유에서 향해야 할 목적이라면 좋은 땅이 되는 것일 겁니다. 


그러나 이 간단한 이야기에 우리는 쉽게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합니다. 우리는 길바닥 같은 딱딱한 사람이 되기도 싫고, 돌밭처럼 울퉁불퉁 거리고 뿌리조차 내리지 못하는 사람이 되기도 싫습니다. 일상 생활에 대해 고민은 하지만 그것 때문에 하느님 뜻에 못 따라가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잘 안됩니다.


우리 모두는 좋은 땅이 되고 싶은데 왜 안되는 걸까요? 고민을 하다보면 이 땅도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마져 듭니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좋은 땅이 정해진 듯 우리는 이내 포기한 삶을 선택하기에 이릅니다. 


"나는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비유에 실망하는 이들이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땅이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면 우리 같은 인생도 좋은 땅이 될수만 있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비유를 알고서도 답답한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그런데 이런 고민을 하는 가운데 가끔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비유에 대해 설명까지 들었지만 정말 우리가 이 말씀을 바로 이해하고는 있는가하는 생각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이 이야기를 한 가지 소재만 가지고 다시 살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씨를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 뿌려진 씨앗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받아들이는 씨앗을 예수님은 하늘 나라에 관한 말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하늘 나라에 관한 말은 하느님의 세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이 바라시는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까닭은 바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하느님의 나라가 되기를 바라시는 뜻에서 입니다. 그래서 뿌려진 이 씨앗은 말씀으로 이해하는 교리를 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에 대한 이야기 앞에 우리의 모습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란 책에만 남아있거나 가르침으로 전해지고 이해되는 것으로 끝나는 지식이 아니라 실제 우리가 살아야 하는 삶의 내용으로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입니다.  


하늘 나라에 관한 말씀이 씨앗인 이유는 누구도 들어보지도 살아보지도 못한 채 받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모두 같은 땅에 전혀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세상의 씨앗이 전해졌을 때 우리는 이 씨앗을 키울 것인지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이것이 결국 그냥 성당에 다닐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삶이 좌우되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기 전 이미 세상에 마련된 기틀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교육받았고, 자랐고, 형성된 틀이나 아니면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살아가는 삶의 사람들입니다. 거기에 하늘 나라의 이야기는 현실과 맞지도 않고 세상의 이치와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사람과 같이 살아야 하는 세상은 무조건 하느님이 더 중요하고 우선이다라는 막무가내식의 가르침으로 극복될 수 있는 세상이 아닙니다. 사람이 인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다짐과 노력이 있어서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이 땅은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 그 어느 것 하나도 정해진 상태로 시작되는 농사는 아닙니다. 

떨어진 그 씨앗을 유심히 보고 판단하고 품을 것인지 선택하고 노력한 다음에 그 땅의 모습은 정해집니다. 


길은 씨앗에겐 위험하게 노출된 상태이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입니다. 돌밭은 겉으로는 씨앗을 품었지만 결국 다가오는 모든 상황에서 씨앗을 잡아주지 않습니다. 가시덤불은 씨앗을 품고 키우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그 사랑의 결실을 차마 맺지 못하는 인생입니다. 


결국 좋은 땅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땅이며,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씨앗을 놓지 않은 땅이며, 자신의 모든 상황보다 더 소중한 가치로 자라나는 이 생명을 지키는 땅입니다. 그 땅에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그 땅에 또 다른 씨앗이 떨어진다는 뜻이며 그들이 자랄 수 있는 비옥한 땅이 된다는 것임을 말합니다. 


그 땅이 하늘 나라입니다. 


결국 좋은 땅이 되려면 하늘 나라에 살고 싶어야 하며 하늘 나라에 사는 듯이 살아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실제로 뿌려지고 자라나서 열매를 맺은 좋은 본보기가 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있는 씨앗이며 성장한 생명이며 그 좋은 세상을 보여준 유일한 희망입니다. 


우리가 정말 좋은 땅이 되고 싶다면, 우리는 뿌려진 이 씨앗이 가진 힘을 믿어야 합니다. 나는 안된다 말하고 싶어지는 현실이 있겠지만 그 씨앗이 자란다면 그 씨앗을 품고 있는 것이 희망이 되고 기쁨이 되며 결국 내가 사는 곳을 가장 행복한 세상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를 만나서 진짜 하늘 나라에 갔을 때, 그 세상이 바로 내가 살던 그 좋은 세상이라는 보는 좋은 땅이 되기를 바랍니다. 



묵상이 끊어지고 끊어지며 그리 정리되지 못한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마도 저 역시  그 씨앗을 제대로 품지도 키우지도 못하기 때문이라는 당연한 반성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설명까지 친절히 해 주신 이야기를 다시 곱씹어 봐야만 하는 무지가 부끄러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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