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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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 최강 스테파노신부
작성자오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20 조회수499 추천수8 반대(0) 신고

 

새벽 4시 경부터 시작된 갑작스런 복통이 6시가 넘어서야 좀 가라앉았다.

병원에서 환우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새벽에

나는 이제 몇 시간후면 대면하게 될 환우들의 육신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체험한 뒤 그 분들에게 보내 주시려는 주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미사 시작 전까지 너무 불편한 속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마침 미사에 함께

참여하고자 먼 길을 달려온 한의사 친구가 여기 저기에 침을 놓아주어

훨씬 나아졌다.

허리가 불편하여 미사 내내 기구에 의존하여 서 있어야만 하는 형제님,

혈압때문에, 무릎 관절염때문에, 담석때문에 육신이 고통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시는

분들과 함께 주일 미사를 바쳤다.

나도 환자가 된 기분으로......

앞을 못보는 소경이 예수 일행의 행렬을 향해 소리친다.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예수께서는 단지 걸음을 멈추고 '그를 불러오너라'고 하신다.

이제 그 소경은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뛰어 넘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힘으로

예수님이 기다리고 있는 곳까지 다가가야만 한다.

소경은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겉옷, 즉 모든 외적인 한계들을 벗어버리고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자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예수님께 다가갈 수 있었다.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소경은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예수님께 청해야 한다.

"선생님, 제 눈을 뜨게 해 주십시요."

"가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소경은 곧 눈을 뜨고 자신의 길이 아닌 "예수의 길"을 따라 나섰다.



우리가 진정으로 보기를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진정으로 보아야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혼탁한 세상에서도 언제나 역사하시는 진리이시며 선 자체이시고 너무나 아름다우신

하느님을 뵈올 수 있어야만 한다. 또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야만 한다.

단순히 외적으로 드러나는 것에만 우리 시선이 고정되어서는 결코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없다.

네가 나의 행동과 언어를 너의 육신의 눈으로만 보려한다면 너는 결코 나의 진면목을 볼 수 없다.

그리스도의 눈으로, 성령의 빛으로 비추어진 하느님을 보듯이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주님께 자비를 먼저 빌어야 하고 그리스도께서 머무르시는 곳까지

우리의 모든 외적 제약들을 떨쳐버리고 내 발로 다가가야 한다.

주님께서 머무시는 곳까지 다가갔다면 우리는 주님의 물음 앞에 서게 된다.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제 영혼의 눈을 뜨게 해 주십시요."

우리는 다시 진, 선, 미의 하느님을 볼 수 있는 눈을 뜨고 하느님의 빛으로 비추어진

세상을 향해 "나의 길"이 아닌 "주님의 길"을 따라나서야 한다.

그러한 믿음이 우리를 참으로 살릴 것이다.

아멘.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스테파노신부

http://cafe.daum.net/frchoi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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