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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20 조회수893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7월 20일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A sower went out to sow.
And as he sowed, some seed fell on the path,
and birds came and ate it up.
(Mt.13.3-4)
 
제1독서 탈출기 16,1-5.9-15
복음 마태오 13,1-9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갑곶순교성지에서 생활할 때가 종종 떠올려지곤 합니다. 어제도 저녁식사 후 주교관 앞마당에 있는 강아지와 놀다가 예전에 성지에서 키웠던 강아지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강아지였는데, 어느 날 반갑다고 달려드는 바람에 깜짝 놀란 꼬마아이가 뒤로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뒤 어쩔 수 없이 강아지를 우리에 가두어 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분명히 우리에 가뒀는데 잠시 뒤에 보면 우리 밖에서 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담이 너무 낮아서 그런 것 같아 곧바로 우리의 담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잠시 뒤 여전히 밖으로 나와 저를 긴장하게 만들더군요.

고민에 빠졌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높은 우리를 어떻게 뛰어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속에 가둔 뒤, 어떻게 이 우리의 담을 뛰어넘는지 몰래 지켜보았지요.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데, 언제 우리 밖으로 나왔는지 제 옆에서 꼬리를 흔들고 있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강아지들은 우리의 담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뒤쪽 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저는 우리의 담만 높일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 10m 이상의 높이로 담을 높여도 뒷문이 닫혀 있지 않는 한 계속해서 우리 밖으로 나왔을 것입니다.

이때의 일이 생각나면서, 나의 생활 안에서도 본질적인 것은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엉뚱한 것만 먼저 해결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반성을 해 봅니다. 본질적인 것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다른 어떤 것을 행해도 문제는 풀 수 없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쉽고 편한 것만을 하려 합니다. 또한 내게 이득이 있다는 것만을 선호하면서 행하려 합니다.

이러한 모습들이 결코 이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한 모습이 될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것들을 행했을 때에만 지혜로운 사람으로 이 세상을 살게 될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씨가 어떤 땅에 떨어져야 백 배, 예순 배, 서른 배의 열매를 맺겠습니까? 당연히 좋은 땅에 떨어져야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좋은 씨를 지금 자신이 힘들다고 아무데나 뿌리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자신이 원하는 열매를 풍성하게 거둘 수 없을 것입니다.

좋은 땅에 씨를 뿌릴 수 있는 지혜로움이, 또한 내 자신이 좋은 씨를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땅이 되도록 노력하는 열성이 필요할 때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에게 가장 본질적이며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라고 강하게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음성을 떠올리며, 지금 당장 이를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어야겠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신이 주는 축복이다. 그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시키지 않으면 축복을 저버리는 것과 같다(데이비드 팩커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갑곶성지에 있을 때 키우던 강아지.

이탈리아 조각가 도나텔로는 조각상을 만들기 위해 거대한 대리석을 구입했지만 갈라진 틈과 흠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반품시켰습니다. 이때 그의 곁에서 대리석을 살펴보던 미켈란젤로는 그 흠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지요. 반품시키려던 대리석으로 만든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바로 ‘다비드상’입니다.

우리들은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준비 탓, 환경 탓을 말하면서 자신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함에 대한 핑계를 대곤 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졌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약간의 부족함 가운데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좌절하기 보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안에서 우리들은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주변 환경 탓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노력 없음을 탓하는 것이 정답 아닐까요?
 
 
  
Sentimental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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