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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절망의 눈물을 멈춰라 -반영억 라파엘 신부-(요한 20,1-2,11-18)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22 조회수590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1 7 22일 금요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

예수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셨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뿌니!” 하고 불렀다.

(요한 20,1-2,11-18)

 

   

말씀의 초대

아가의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밤새도록 찾는 애절한 여인의 사랑을 전한다. 아가는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신 하느님의 깊은 사랑의 관계를 드러내는 영성적 의미를 갖고 있다(1독서). 마리아 막달레나는사랑이 넘치는 봉사’, ‘변함없는 사랑의 여인으로 묘사될 만큼 주님을 향한 사랑이 간절했다. 어둠이 아직 걷히지 않은 이른 새벽에 막달레나는 주님의 무덤으로 달려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부활하신 주님을 가장 먼저 제자들에게 전한 여인이다(복음).

 

 

오늘의 묵상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무덤으로 갑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분의 죽음을 실감할 수 없습니다.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힘없이 돌아가실 분이 아니십니다. 그런데도 능력을 감추시고 죽음의 길을 가셨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신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착잡한 마음으로 무덤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습니다. 놀란 막달레나는 시신이 없어졌다고 생각하고 즉시 베드로와 요한에게 알립니다. “누가 저의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한 보고입니다. 돌아가셨다고만 생각했지 부활은 상상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부활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대반전이기 때문입니다
.
마리아 막달레나 역시 대반전의 여인입니다. 루카 복음에는 그녀를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여인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곱은 완전을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그만큼 강력한 악의 세력이 그녀를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완벽하게 본모습을 되찾아 주셨습니다.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주님께서는 하셨던 것입니다
.
이후 마리아 막달레나는 온몸으로 예수님을 따릅니다. 십자가의 길도 함께 걸었고 죽음의 순간에도 그분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부활 사건도 가장 먼저 목격하는 여인이 됩니다. 철저하게 사랑했기에 철저하게 사랑받았던여인이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막달레나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렇게 가까이 지냈는데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모습이 달라졌기 때문인지요? 아니면 막달레나의 슬픔 때문인지요? 아무튼 그녀는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오히려 정원지기로 생각하고 시신을 옮긴 장소를 묻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순간 바뀝니다. 주님께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시자 금세 알아봅니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알아보지 못했으나 그분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알아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부활은 눈으로 확인하는 사건이 아닙니다. 그분께서 들려주시는 은총의 가르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애정이 담긴 목소리로 부르셨을 것입니다. 사랑이 밴 목소리였기에 막달레나는 알아들었을 것입니다. 사랑이 밴 목소리로 부르면 누구나 응답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우리에게도 같은 목소리로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가 겪는 ‘모든 사건’은 그분께서 부르시는 목소리입니다.
꾸중이 아니라 애정으로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는 막달레나처럼 사랑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그러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납니다. 모든 사건에 담긴 예수님의 뜻을 읽을 수 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시인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사냥감을 발견한 개는 끝까지 그것을 쫓아간답니다. 그러나 사냥감을 보지 못한 개는 다른 개가 달리는 것을 보고 뛰다가 곧 멈춘답니다. 자기가 달리는 이유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끝까지 찾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가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구하면 얻고, 찾으면 발견하게 된다고 일찍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성녀는 열심히 찾음으로써 주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가 열심히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랑 때문입니다. 사랑 없이는 끝까지 찾을 수도 없고, 사랑이 없는 마음으로 찾는 일은 허사일 것입니다. 사랑은 사랑만이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대중가요의 가사에도 있지 않습니까. “마음 없이 부르는 소리는 안 들려.” 우리는 우리가 추구하는 그 목표를 보았습니까? 끝까지 달릴 수 있습니까? 주님을 찾는 마음에 사랑이 있습니까?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절망의 눈물을 멈춰라

  -반영억 라파엘 신부-

사랑하는 사람과의 예기치 않은 이별은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꿈이기를 바랄 때가 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공허해지기도 합니다. 결국은 어찌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그 눈물은 절망의 눈물이기도 합니다. 인간적으로 다시 이룰 수 없는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일곱 마귀에 사로잡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예수님을 만나면서 생이 완전히 변하였습니다. 가족으로부터의 버림과 이웃들의 멸시와 조롱에서 해방되어 자유를 얻었습니다. 사랑과 자비의 눈길을 보내시는 예수님을 만나면서 마리아는 본모습을 찾았습니다. 마리아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생명의 은인입니다. 그런데 그 은인이 죽임을 당하고 시신마저 사라졌으니 절망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장례를 치르고 아직도 어두울 때에 무덤으로 달려갔습니다. 동녘이 밝아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예수님을 향한 사랑입니다.

 

이런 상황 안에서 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묻습니다.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요한20,15) “누구를 찾느냐?” 라는 질문은 의미 있는 질문입니다. 마리아는 주님을 찾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찾고 있었기에 ‘누구를 찾느냐?’ 는 질문을 하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찾았지만 하나같이 무엇을 얻기 위해서 몰려왔습니다. 안드레아, 베드로도 이스라엘을 독립시켜 줄 정치적 메시아를 찾아서 왔고, 일반 군중들은 먹을거리를 찾아서 왔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무엇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주님을 찾아온 것입니다. 마리아가 무엇을 얻으려고 왔다면 “무엇을 찾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질문을 받을 수 있을 런지요?

 

마리아는 절망의 눈물을 거두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서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었고, 시신을 매장할 때도 거기 있었고 이제 부활하신 주님을 제일 먼저 만났습니다. 다른 제자들에게 먼저 나타나지 않으시고 마리아에게 나타나시어 당신 부활을 알리라고 하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아마도 수난의 처음부터 죽음의 끝까지 함께한 충실성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수난의 시기에 주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었습니다. 두려움에 떨며 주님의 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마리아 막달레나는 끝까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야!”부르시며 당신을 알려주셨습니다. 마리아도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제 “라뿌니!”, “스승님!”하고 불렀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스스로 먼저 당신을 알려 주기 전에는 아무도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확실하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하고 전하여라. 이 말씀은 결국 “마리아야, 내가 하느님의 아들이듯이 너희도 하느님의 아들이요, 하느님의 딸이다. 나는 이것을 전하러 세상에 왔고, 너희도 하느님께 올라갈 날이 올 것이다.”라는 말씀입니다.

 

분명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이요, 딸입니다. 천상이 우리의 고향입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처지에서도 절망의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됩니다. 흔들림 없이 주님을 찾고, 끝까지 믿음을 지켜야 합니다. “믿는 이들이여, 이 땅 위에 살지만 천국을 그리워합시다.”(성 베르나르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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