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명의 말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보물은 무엇입니까? - 허영엽 마티아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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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영화 | 작성일2011-07-24 | 조회수370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수단의 돈보스코' 이태석(1962-2010) 세례자요한 신부에게 얼마 전 국민훈장의 최고등급인 무궁화장이 추서됐습니다.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를 통해 이 신부님의 삶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 신부님은 어린 시절 부산 송도성당에서 알로이시오(1930-1992) 신부님의 복사를 서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제가 되기를 결심했습니다. 미국 메리놀회 출신인 알로이시오 신부님은 6.25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던 한국에서 사제생활을 시작해 평생을 불우한 소년.소녀, 행려인 등 '가난한 아이들의 아버지'로 사셨습니다. 또한 어린 시절 성당에서 본 다미안(1840-1889) 신부님의 일대기 영화는 이 신부에게 더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다미안 신부님은 외딴 섬에 갇혀 지내는 한센인들을 희생적으로 돌보신 분입니다.
의대를 마치고 군의관 제대 후에도 사제의 꿈을 접지 못한 이 신부님은 가족의 만류에도 살레시오회에 입회해 2001년 드디어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망설임 없이 가장 가난한 이들을 선택합니다. 가난과 기아, 오랜 내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교사, 의사, 음악가, 건축가로 일인다역을 하신 것이지요. 어느 날 갑자기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이태석 신부님은 투병생활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톤즈의 아이들에게 빨리 돌아가지 못하는 것을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스러워했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늘 나라를 밭에 숨겨진 보물의 비유로 설명하십니다.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삽니다(마태 13,44). 한 소작농이 밭을 갈다가 보물이 가득 든 상자를 발견했다면 어떻게 할까요? 그는 그 보물을 다시 땅에 묻고는 집으로 돌아가 가진 것을 모두 팔아서 그 밭을 살 것입니다. 그래야 땅에 묻힌 보물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또 다른 것의 포기를 의미합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일까를 묵상하게 합니다. 귀한 보물의 가치는 누구나 잘 압니다. 중요한 것은 보물을 알아보는 눈이 아닐까요?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눈이 없다면 돌멩이를 진주인 양 착각하고 부둥켜안고는 허송세월하게 됩니다.
우리 삶의 진정한 가치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주님의 말씀 안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야말로 지혜로운 사람이 아닐까요?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많은 '이태석 신부님, 알로이시오 신부님, 다미안 신부님'이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에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로마 8,28)고 고백합니다. 신앙인이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한 보물을 발견하고, 그 보물을 이웃을 위해 내어 놓을 때 분명히 우리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나라를 어디에서 찾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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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뜻이 저와 모든 피조물 위에 이루어진다면
이 밖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 복자 샤를 드 푸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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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입니까?"
오늘은 모두가 이렇게 묻고 있다. 그러므로 나도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을 따지기 시작하자 끝도 없이 떠오르고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골라야 한다. 어찌보면 생각할 여지도 없다. 일요일 아침 비가 오락가락하고 몸은 천근만근이다. 이런 날 하루쯤 미사를 빼먹는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나 할까... 그러나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성당으로 향한다. 왜 그래야 할까? 단순한 의무감 만은 아닐 것이다. 부모님 말씀에 순종해야 하는 어린아이도 아니다. 그럼에도 혼자서 걸을 수 있는 동안에는 성당으로 향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당에 가면 미사를 집전하시는 신부님이 계시고 신자들(교우들)이 있다. 신부님 보다는 교우들의 수가 훨씬 많다. 그리고 미사를 드리는 동안 하느님과 예수님을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 결국 하느님과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적어도 주일 하루만큼은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 그 만남의 시간이 만족스러웠거나 혹은 아무런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다 해도 하느님은 하늘나라를 보증하는 보증수표와 같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뜻에 달려 있고 나는 하느님의 뜻을 알아 듣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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