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7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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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용현 | 작성일2011-07-25 | 조회수326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2011년 7월 25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20-28 그때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그 아들들과 함께 예수님께 다가와 엎드려 절하고 무엇인가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무엇을 원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부인이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쪽과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정하신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다른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그 두 형제를 불쾌하게 여겼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무엇을 원하느냐?”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혹시 하느님이 이런 질문 한 번 정도 주시면 좋겠다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줄기차게 기도하며 무엇인가 이루어 달라고, 혹은 내려 주십사고 기도하는 우리이지만 언제 한 번이라도 하느님이 우리의 마음을 들어 주실 기회를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께 무엇인가 청하고 싶어하는 야고보와 요한 두 형제의 어머니를 만나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이 흔하지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 어머니는 아들들에 대한 바람을 속이지 않고 시원하게 말합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주님을 따라 다니는 수많은 제자들과 그분의 사명을 받은 사도들, 그들 모두가 주님 곁에서 원하는 것이 있었을 듯 합니다. 또한 사람마다 주님을 따르는 이유조차 달랐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두 제자가 차지하려는 자리가 주님에 대한 흠모에서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의도와 상관없이 제자들을 술렁거리게 하고 불편하게 한 것은 어김없는 사실입니다. 주님의 옆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오른편에 앉으신 성자를 고백하면서도 그 성자가 성부와 한 본체로서 삼위일체이심을 또한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이것은 하늘나라에서의 위치가 그 사람의 권력이나 지위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고 우리가 가게 될 곳이 이런 기준으로 살아가는 곳이 아님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간청에 이런 답을 주십니다.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그리고 두 사도는 어머니의 입이 아닌 자신들의 입으로 이야기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이 대답과 더불어 주님은 그들이 주님이 마시려하시는 잔을 마시게 될 것이라 이야기하시니다. 그리고 두 사도는 실제로 하늘에서가 아니라 이미 땅에서 주님 곁을 지켰던 사도들이 됩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하느님의 옆 자리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에 가장 가까운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하느님으로부터 우리를 순위로 나누는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예수님이 보여주신 당신 옆 자리의 증인들에게는 예수님 삶의 실제가 가장 잘 보이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리고 그들이 본 대로 해야 하는 의무가 주어집니다. 주님이 마시려 하신 잔이란 우리가 모두 아는대로 십자가의 잔이며 그 모든 일들은 어느 누구도 지나침 없이 사랑한 이유 때문에, 그것이 하느님의 뜻임을 알리고 가르치고 실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야고보와 요한은 그렇게 주님 곁에서 주님을 가장 잘 지켜본 사도가 되어 형인 야고보는 어느 사도들 보다 먼저 순교로 주님의 길을 따랐고, 요한은 주님에 대한 가장 깊은 증언을 복음과 편지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옆 자리는 권위나 축복의 자리가 아닌 주님을 가장 닮을 수 있는 기회의 자리이며, 하느님의 사람으로 가장 충실하게 살아야 하는 자리인 셈입니다. 하느님 오른편을 차지하시는 주님이 세상에서 늘 아버지의 뜻을 헤아리고 그 뜻에 감사하며 사셨던 것 같이 말입니다. 그럼에도 비슷한 생각으로 서로 불편해져버린 제자들을 부르신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들이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 주십니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이것은 예수님이 사도들에게 싸우지 말라고 그냥 하신 가르침이 아닙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바로 곁을 지킨 사도들이 보게 될 주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주님 옆 자리를 차지하는 사도들이 해야 할 일은 정작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지키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본 대로 살아야 하는 의무가 생길 뿐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 따른다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세상의 가치로 아주 작은 공동체에서 조차 서열을 매기고 능력과 권위를 말하는 우리에게 오늘 복음 말씀은 하느님과 관련된 자리가 주는 의미는 이렇게 전해집니다. 그럼에도 이미 우리는 너무 높은 자리들을 만들어 살고 있지 않는지요. 내려 오고 싶어도 내려올 수 없다고, 꼭 지켜야 하는 자리라고까지 말하는 우리들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하느님이 만드셨다고도 말하는 우리에게 오늘 복음 말씀은 도대체 어떻게 감추고 덮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님 옆을 차지하려던 사도들, 그들은 맨 처음으로 주님의 길을 따라 십자가를 지거나 끝까지 살아서 주님을 증거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들이 살면서 주님 곁을 지켜 얻은 삶을 잘 새겨보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님 곁을 지키고 선 이라면 얼른 주님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공식이나 공부가 아닙니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섬기고 또 섬기십시오. 누구를 섬겨야 하느냐고 묻고 싶으시다면 나는 그러기 싫다는 이야기로 들으실 겁니다. 주님은 사람을 골라가며 섬기신 종은 아니셨으니 말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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