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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적 식물인간 / 최강 스테파노신부
작성자오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25 조회수505 추천수10 반대(0) 신고

 

어젯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베네찌아 광장으로, 트레비 분수로, 판테온으로 산책을 다녔다.

이곳은 가는 곳곳마다 관광객들의 웃음사이로, 비를 피할 수 있는 처마가 있는 공간마다

일찌감치 담요를 펴고 길거리 잠을 청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엄마 품에 안겨서 세상 모르고 잠에 골아 떨어진 어린 아이를 지나치면서

갑자기 식사 후 이렇게 멋진 상상을 해 가면서 산책을 즐기는 내가 너무 사치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너무나 뜻밖의 영적 선물(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영적 쇼크)을 받았다.

언젠가 학원에 다니면서 매일 아침 만난다는 집시 소년 토마의 이야기를 읽으신

어떤 분이 그 즉시 식구들 모두가 단식해서 작년말까지 모은 돈 전부를

토마의 가족들을 위해 써달라고 이곳에 오는 사람편에 부쳤다는 것이다.

그 분들이 단식이라는 희생을 통해서 사랑을 나누고자 애쓴 시간들 동안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네 몸처럼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고자 하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들의 삶의 형태는 철저한 '나눔'의 삶이어야 하리라...

그들의 시간을 나누고, 그들의 마음을 나누고, 그들의 가진 바를 서로 나누는 이외에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이렇게 생각만 가득하고 구체적인 행동이 따르지 않는 요즘의 내 신앙을 나는 '신앙적 식물인간'이라 스스로 부르기로 한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으로 만족하고 이대로 침대에 누워있어야 할까?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스테파노신부

http://cafe.daum.net/frchoi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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