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7월 25일 월요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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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7-25 | 조회수855 | 추천수21 | 반대(0) 신고 |
7월 25일 월요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마태오 20장 20-28절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보물찾기>
오늘 복음 천천히 한번 읽어보십시오. 정말 웃깁니다. 한편으로 매일 관계 안에서 티격태격, 좌충우돌, 아옹다옹하는 우리에게 큰 위안까지 주는 복음입니다.
거룩한 열두 사도들께서 내가 높니, 네가 높니 다툽니다. 요한과 야고보 사도의 어머니는 뇌물까지 들고 와 공공연하게 예수님께 인사 청탁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두 아들에게 물 좋은 자리를 청합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제자들은 벼락같이 화를 냅니다. 이것이 다 길을 가다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일입니다.
아직 정화가 더 필요한 사도들의 공동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광경입니다. 결핍과 미성숙으로 가득 찬 인간 공동체의 실상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나선 열두 제자들의 마음은 천상 예루살렘을 꿈꿨지만 몸은 아직 지상에 닿아있었습니다.
사도들의 삶도 이랬는데, 우리네 삶이라고 별반 다를 바가 있겠습니까. 태생적 한계, 근본적 결핍을 지니고 태어난 우리들이기에 어쩔 수 없이 미성숙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안깁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짐이 됩니다. 결국 서로를 견디며 서로의 짐을 져주며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 한 가지에 우리의 시선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으로 미성숙하고 갈 길이 먼 제자 공동체였지만, 뼈아픈 정화과정을 거친 이후에는 얼마나 대단한 성장과 성숙, 영적 진보를 이뤘는지 모릅니다.
그들의 유아기적인 신앙은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더 이상 세상적 사고방식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들의 내면 안에서 한 가지 작업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바로 보물찾기 작업에 성공한 것입니다.
열두 사도는 거듭된 특별교육과 뼈아픈 바닥체험을 통해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란 보물의 가치를 알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깨닫고 난 후 제자들에게 더 이상 아쉬울 것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 보물을 마음 깊숙이 간직하게 된 사도들의 삶은 과거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바로 오늘 제 1독서인 코린토 2서에서 소개하고 있는 참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너무나 사소한 고통 앞에 지나치게 호들갑떠는 우리, 누군가가 생각 없이 던진 스쳐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크게 흔들리는 우리, 순간순간 이랬다 저랬다 손바닥 뒤집듯 마음이 바뀌는 우리를 향해 바오로 사도께서 건네시는 당신의 삶 전체를 통한 신앙고백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란 참 보물, 보물 중의 보물을 찾았고, 마음 깊숙한 곳에 잘 간직한 바오로 사도였기에 의연함, 당당함, 관대함으로 단단히 무장한 채 그 혹독한 세월을 꿋꿋이 견뎌가며, 목숨까지 바쳐가며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하찮기 그지없는 질그릇 하나에 불과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오실 때 나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 아름답고 진귀한 작품으로 변화됩니다.
나란 존재, 주님 없이는 정녕 아무것도 아닌 무가치한 존재이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당신 성령의 불을 지피실 때 나는 제2의 그리스도가 되어 이 세상 어떤 존재보다 지혜로워지고 강건해집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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