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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727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27 조회수294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7월 27일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44-46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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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여러모로 조심성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엇이든 완전한 것도 완벽한 것도 없으니 조금씩의 불안감과 대비를 하며 사는 모습입니다. 이런 면을 지혜롭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을 살 것도 죽을 것도 미리 준비하는 분주한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가족들의 삶도 제각각 자신을 위한 투자를 당연한 듯 생각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투자나 비밀을 통해 자기 살 길을 도모합니다. 물론 다른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끈끈한 애정으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것도 완전히 믿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세상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이야기이겠지요. 우리는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분산투자에 익숙합니다. 살 길은 여러 군데로 알아보고 사는 거겠지요. 


오늘 우리는 복음을 통해 하늘 나라에 대해 들었습니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그러나 이 두 비유는 우리의 삶에서는 어리석은 행동에 가깝습니다. 하늘 나라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만큼 가치가 있다는 이 이야기인데 이것이 과연 우리의 사고방식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예수님은 분명 이 가치가 우리가 지금까지 가진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정확히 말씀하시지만 자기 자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하는 시대와 세상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가 통할 수 있는지 미리부터 걱정이 됩니다. 



보물 하나를 구하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처분해서 밭을 살려는 이도, 진주 하나를 발견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팔아 그것을 사는 상인도 어리석긴 매 한가지 입니다. 


밭에서 보물을 찾은 이는 보물 하나를 그냥 가져가지 않고 그 보물을 다시 묻어두고 그 밭을 삽니다. 어떤 분쟁의 요소도 없애버리는 지혜로운 선택입니다. 그러나 그가 그 하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처분해야 했다는 것은 결과를 보면 엄청난 투자가지치이만 이 가치를 모르는 이들이 볼 때는 위험천만한 행동인 것도 사실입니다. 

진주를 찾아 헤맨 상인이 모든 것을 다 처분하고 이 진주를 사는 것은 상인으로서 해 볼만한 투자이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밑천을 다 소진한다는 것은 상인으로 마지막 선택이 아니라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방법입니다. 
비유 속의 두 사람은 이 귀한 가치들에서 자신을 잊은 선택을 합니다. 뒤가 하나도 없는 선택, 실패하면 가진 것도 잃고 좋다는 것 하나만 가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 선택입니다. 눈을 뜨고도 눈이 멀었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상태에만 가능한 선택들입니다. 



주님은 이 두 비유를 통해 우리에게 하늘나라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밝혀두고 계십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고 해서 둘 다 가질 수는 없는 다 걸어야만 하는 외길 인생이 하느님 나라를 향한 신앙의 길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런 가치라는 이야기이고 그런 삶이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하늘 나라를 선택하지 못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가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 하늘나라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전히 그 밭에서 일하면서도 그 보물을 지켜만 봐야 하는, 그리고 호시탐탐 훔치고 싶은 생각을 하며 사는 인생으로 머물 것이고, 평생 찾아헤맨 진주를 눈 앞에 두고서 가진 것을 포기하지 못해 그 진주에 대해 군침만 흘리는 인생으로 남을 것입니다.


하늘나라가 좋다는 것을 알지만 결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며 노력해도 결국 차지할 수 없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또한 독한 마음에 그 밭에서, 그 상점에서 떠나며 그것은 가짜다라고 폄훼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당장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사는 것으로 기억에서 지우려 할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어정쩡한 모습이 우리에게서 보이지 않습니까? 

성당을 다니고 하느님 말씀을 듣고 배우고 심지어 가르치기도 하지만, 정작 삶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지도 않고 잘 산다는 사람이랑 친분을 가지고, 유명한 강사의 하느님 강의를 배우고 들으며 만족하고, 유명한 곳에 가서 나도 하느님의 은총을 꿈꾸는 사람이라는 자기 최면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 그리고 현실에서 그 삶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것을 더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어느 하나도 처분하거나 팔지 않고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듯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혹시나 모든 것을 다 처분한다는 표현이 가진 것을 다 팔아 하느님께 모두 바친다는 표현으로 곡해하려는 이들 또한 비유를 자신의 삶의 기준대로 해석하는 잘못을 범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세상 창조주신데 무엇을 드린다는 이야기입니까? 그것으로 설마 모두가 함께 꿈꾸는 하늘 나라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텐데 말입니다.


하늘 나라는 내 삶의 모든 기준을 하느님에게로 맞추고 그분 말씀으로 살아가는 이에게만 허락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늘나라가 뭍혀 있는 밭에서 얼쩡거리는 것으로 하늘 나라를 살 수 있다는, 그리고 진주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는 표현으로 진주를 가진 듯 살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을 어지럽고 불안하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렇게 위험스런 행동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불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보물과 진주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니 말입니다. 그러니 보물과 진주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보물과 진주가 좋다는 것은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도 모두 말할 수 있는 내용이며 가치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가지는 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꿀 수 있는 사람이어야 가능합니다. 


가진 것이 많습니까? 알겠습니다. 가진 것이 모자라다 생각합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중요한 것은 가진 것의 가치가 아니라 그것을 내려 놓을 각오가 되었느냐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기준을 우리의 기준으로 재지 마십시오. 인생의 가치를 바꾸고 하느님의 가치를 사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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