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7월 29일 금요일 성녀 마르타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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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7-29 | 조회수867 | 추천수16 | 반대(0) 신고 |
7월 29일 금요일 성녀 마르타 기념일-요한 11장 19-27절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주님께서 청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들어주신다는 것을 저는 지금도 알고 있습니다.”
<사별(死別)의 슬픔 앞에서>
우리 인간이 이 한세상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가장 큰 상실, 가장 깊은 슬픔, 가장 큰 고통은 아마도 ‘사별(死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금쪽같은 아들, 삶의 희망이요 보루이던 아들, 앞길이 창창하던 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고 그 비통함에 늘 울고 다니시는 어머님, 그 어떤 위로의 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아들이 먼저 떠난 후 가장 힘든 일은 밥숟가락 뜨는 일이었습니다. 아들이 저리도 황망히 먼저 떠나갔는데, 아들이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는데, 세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 돌아가고, 아직도 나는 살아서 어제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참으로 혹독한 일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늘 드는 생각이 혹시라도 이게 꿈이었으면, 혹시라도 시계바늘을 뒤로 되돌렸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가끔씩 마당에 인기척이라도 나면 아들인가 싶어 자동적으로 몸을 일으키셨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마르타 역시 사랑하는 오빠 라자로를 잃고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습니다. 한편 예수님을 향한 원망의 마음도 컸습니다. 말만 ‘절친’이지 소용이 없었습니다. 오빠 라자로가 위독하다고 사람까지 보냈는데 늑장을 부리신 나머지 오빠가 저리 세상을 떴다는 생각에 예수님을 향한 섭섭한 마음이 끓어올랐겠지요.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마르타는 꾹꾹 눌러 참으며 예수님을 향해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순간 예수님께서 건네시는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께서 삶과 죽음의 지배자요, 이 세상과 저 세상의 지배자란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네 오빠는 살아날 것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예수님의 육화강생이전에 죽음은 정녕 풀 수 없는 신비,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특히 그 죽음이 안타까운 죽음, 황당한 죽음, 어이없는 죽음, 너무 빠른 죽음일 때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땅에 오신 예수님으로 인해 죽음에 대한 해답이 내려졌습니다.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죽음을 체험해보신 예수님이셨습니다. 죽음을 정복하기 위해 죽음까지 내려가신 예수님이셨습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뿐만 아니라 죽음의 세상까지 당신의 영역으로 만드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살아도 주님의 것, 죽어도 주님의 것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으로 인해 우리는 이 세상에서나 저 세상에서나 예수님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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