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를 달아보자!
오늘 복음을 읽으며 즉시 떠오른 단어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습니다.
유명한 소설의 제목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읽어보지 않아 내용을 모르지만
그 제목이 마음에 들어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읽을 때마다 저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 시대의 존경받는 예언자가 그렇게 허망하게 죽을 수 있는지.
한 여자의 앙심이 대 예언자를 죽게 했다는 것은 납득이 갑니다.
어처구니없고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헤로데의 처신이고 요한 세자의 죽음입니다.
아무리 약속이라 해도 그래 자기 의붓딸의 훌륭한 춤에 대한 보답으로
한 인간, 그것도 백성이 예언자로 존경하는 사람을 죽인다니,
존재가 참으로 가볍습니다.
대 예언자의 생명이 의붓딸과의 약속보다 덜 중요합니다.
어떻게들 죽는지 호기심 때문에 연쇄살인을 하는 살인마,
공포에 떠는 사람을 보며 희열을 느끼는 너무도 비정상적인 살인마,
요한의 존재는 이 살인마에 의한 죽음처럼 가볍지만
요한을 죽이는 사람들의 행위는
미각을 즐기기 위해 살아있는 원숭이의 해골을 가르고
그 골을 먹는 것처럼 잔인한 것입니다.
인간이 어떻게 그 잔인한 짓을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지?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어처구니없게 희생될 수 있는지?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자기 입맛을 즐기기 위해.
자기 화풀이를 위해.
자기 환상에 의해.
그런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욕심이 있다고 다 채우지 않을 뿐더러
채우려 한다고 해도 생명을 해치면서까지 채우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기 생명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 심지어는 미물의 생명까지 소중합니다.
적어도 가볍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는
존재의 소중함, 즉 무거움과 가벼움의 차이이고
사랑과 자기중심의 차이입니다.
자기중심적일수록 자기만 있고
사랑할수록 자기의 소중함만큼 다른 존재가 소중합니다.
자기중심적일수록 다른 사람의 말을 가볍게 묵살하고
사랑할수록 다른 사람의 말에 무게를 둡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내 주변의 사람 하나하나의 무게를 달아봅시다.
나에게 그 사람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달아봅시다.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자신의 몸무게만 매일 Check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무게를 한 번 달아봅시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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