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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 - 7.3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30 조회수434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1.7.30 연중 제17주간 토요일

레위25,1.8-17 마태14,1-12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

 

 

 

하느님은 자유 자체이십니다.

하느님을 갈망한다 함은 자유를 갈망함을 뜻합니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29일로 205일째 고공농성 중에 있는 김 진숙 씨의 메시지 중

다음 구절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

  고단하게 살아서 그랬을까요.

  다음엔 한자리에 가만히 서 있고 싶습니다.

  지금은… 새가 되고 싶습니다. 훨훨~”

 

늘 그 자리의 정주의 나무가 싶다는 것이나

훨훨 나는 새가 되고 싶다는 것은 바로 자유를 향한 갈망을 뜻합니다.

그녀의 현세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부자유한 삶인지 깨닫게 됩니다.

어제 읽은 신문의 톱기사 제목도 저에겐 강열한 깨달음이었습니다.

 

“<콘크리트 서울> 물 빠질 곳이 없다.”

 

개발, 뉴타운, 시멘트 포장으로 물 빠질 틈이 없어

큰 수해를 입은 서울 강남 지역을 빗댄 말입니다.

땅에만 해당되는 진리가 아니라

개인이나 공동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생명은 흐름이자 자유를 뜻합니다.

욕구든 마음이든 자연스럽게 제 길 따라 흘러야 하는 데

꽉 막힐 때 개인이든 공동체든 폭발입니다.

자유를 향한 근본적 갈망이요 이런 면에서 누구나 자유인입니다.

 

푸른 하늘 흰 구름을 보니

문득 푸른 호수에서 수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어 써놓은 글입니다.

 

“푸른 하늘/둥둥/흰 구름,

  푸른 세상/둥둥/자유인,

  푸른 호수/둥둥/떠다니고 싶다.”

 

정말 온갖 시름 젖혀 놓고 푸른 물 위에 둥둥 떠 있고 싶었습니다.

 

이 또한 자유를 향한 원초적 갈망의 표현입니다.

참으로 해방의 자유를 누리는 이들은 몇이나 될까요?

대부분사람들이 탐욕의 노예, 죄악의 노예 되어 살고 있으면서

그 사실을 모릅니다.

 

‘사탄의 시스템’이란 말도 회자되듯

‘사탄의 시스템’ 속에 노예 살이 삶에 신음하는 사람들이요

계속 죽어나가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헤로데, 헤로디아, 헤로디아의 딸 모두

사탄의 시스템 안 죄악에 사로잡혀 있는 이들을 상징합니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통해 확연히 드러나는

사탄의 시스템이요 악의 세력입니다.

 

예수님의 소문을 들은 헤로데의 반응입니다.

 

“그 사람은 세례자 요한이다.

  그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일어나지.”

 

하고 말하는 헤로데의 불안한 심정을 통해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듯 합니다만

죄악의 시스템에서 벗어나긴 역부족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온갖 어둠의 세력으로 해방시켜 자유를 주시는 분입니다.

모세를 통해 이집트의 노예 살이 질곡의 삶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켜주신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해 우리를 탐욕과 죄악의 노예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의 총체적인 해방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들어나는 게

총체적 해방으로서의 희년입니다.

그대로 실현되었는지는 의문이지만

바로 이게 하느님의 아름다운 꿈이자 비전입니다.

희년의 영성이 참으로 갈급한 작금의 시대입니다.

 

“너희는 이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한 해로 선언하고,

  너희 땅에 사는 모든 주민에게 해방을 선포하여라.

  이 해는 너희의 희년이다.”

 

모든 이를 노예살이에서 해방시켜

각자 제자리를 찾아주는 인간적 해방(human liberation)으로서의 희년입니다.

 

“너희는 저마다 제 소유지를 되찾고, 저마다 자기 씨족에게 돌아가야 한다.”

 

원래 제 땅의 소유자가 되는

경제적 해방(economic liberation)으로서의 희년입니다.

경제적 해방이 받쳐줘야 인간적 해방입니다.

하느님의 해방의 비전은 사람을 넘어

온 땅에 미쳐 생태적 해방(ecological liberation)에서 완성됩니다.

 

"너희는 씨를 뿌려서도 안 되고,

  저절로 자란 곡식을 거두어서도 안 되며,

  저절로 열린 포도를 따서도 안 된다.

  이 해는 희년이다.

  그것은 너희에게 거룩한 해이다.

  너희는 밭에서 그냥 나는 것만을 먹어야 한다.“

 

희년의 영성에서 얼마나 벗어난 오늘의 팍팍한 현실인지요.

무참히 착취, 혹사당하기는 자연 역시 사람 못 지 않습니다.

전 국토가 무분별한 토목공사로 망가져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사람도 땅도 노예살이에서 자유롭지 못한 세상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죄악의 세력으로부터 해방시켜 참 자유인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눈이란 눈이 모두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은 제때에 먹을 것을 주시나이다.”(시편145,1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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