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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돌린 강물에 빠져보았습니다 / 사진 첨부
작성자지요하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31 조회수443 추천수0 반대(0) 신고
 
               만돌린 강물에 빠져보았습니다
  


 


▲ 사제단 입장 / 7월 18일 오후 2시 공주 신관동성당에서 거행된 ‘4대강 되찾기 전국 집중, 금강생명평화미사’를 지내기 위해 신자들이 가득 들어찬 성당 안을 사제들이 입장하고 있다.  
ⓒ 지요하 - 4대강 사업


지난 7월 18일(월) 대학생 딸아이와 함께 공주 신관동성당에 갔습니다. 오후 2시 총대리 주교님이 주례하시고 50여 분의 신부님들이 함께하신 ‘4대강 되찾기 전국 집중, 금강 생명평화미사’에 참례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서울로 달렸습니다. 오후 7시 30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길거리에서 거행되는 제33차 시국기도회에 참례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후에는 만사제폐하고 서울로 가는 내 순례행진이 언제 끝날지 나 자신도 모릅니다.

요즘은 월요일 오후 서울 다녀올 때마다 지난 6월 25일(토) 서산 석림동성당에서 처음 접해본 만돌린오케스트라 연주 장면을 떠올리곤 합니다. 공주 신관동성당과 서울을 가느라 고속도로를 달리면서도 만돌린오케스트라의 연주음을 지속적으로 떠올렸고, 만돌린오케스트라 연주음 속을 달리는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 금강 생명평화미사 /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가 주최하고,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4대강 되찾기 전국 집중, 금강 생명평화미사’가 7월 18일(월) 오후 2시 대전교구 총대리 김종수 주교의 주례로 거행되었다. 전국 각 교구와 수도회에서 오신 50여 분의 사제와 1천 여 명의 신자들이 함께 했다. 미사 후에는 금강보 공사현장까지 약 5.5Km 가두 행진을 벌였고, 4대 강이 생명의 강으로 흐르기를 기원하며 묵주기도 1만 단을 봉헌했다.  
ⓒ 지요하 - 4대강사업

나는 6월 25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다섯 시간 가량을 내처 서산 석림동성당 안을 가득 채운 만돌린오케스트라의 선율 속에 몸을 담고 있었습니다. 내가 지속적으로 만돌린오케스트라의 연주음에 취할 수 있었던 것은, 강물 소리를 들으며 강물 위를 유영하는 듯싶은 특이한 감흥 때문이었습니다. 만돌린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그대로 ‘자연의 소리’였습니다.

무릇 음악은 자연에서 왔고, 자연의 소리와 메시지를 반영하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음악은 바람에서 왔고, 바다에서 태어났으며, 강물에서 생겨났습니다. 강물의 흐름은 음악을 잉태하고 포유하며 발현시킵니다. 강물의 높낮이와 여울과 구불구불한 곡선들은 그대로 음악이고, 음악의 실체입니다.

또한 강물의 흐름은 생동이고 리듬이며 생명력입니다. 음악 역시 생동이고 리듬이며 생명력입니다. 그리하여 자연과 음악은 일치이며 조화입니다. 무릇 예술이 다 그렇습니다. 자연은 모든 예술의 산실이고 보고이며 기원(起源)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자연은 철저히 망가지고 파괴되고 훼손되고 있습니다. 강을 살린다는 거짓 구호로 강들을 깡그리 죽이는 무참하고 야만적인 일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져야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생각하면 너무도 억울하고 원통하여 눈물이 납니다.

나는 그날 서산 석림동성당 안에 앉아서도 눈물을 삼켰습니다. 제10회 ‘대한민국만돌린페스티벌’이 만들어내는 음악의 향연 속에서도 4대강의 신음소리를 들어야 했고, 창조주 하느님의 노여움을 느껴야 했던 것이지요.


▲ 김정욱 교수의 강의 / 7월 18일 오후 1시부터 한 시간 동안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명예교수의 강의가 있었다. 김 교수는 4대강 사업의 허구와 맹점을 알려주는 강의를 하기에 앞서 강을 그리워하는 노래를 불렀다.  
ⓒ 지요하 - 4대강 사업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천주교 대전교구 <대전주보> 7월 31일(연중 제18주일)치에 게재되었습니다.


11.08.01 15:38 ㅣ최종 업데이트 11.08.01 15:38  지요하 (sim-o)
태그/ 4대강 사업, 천주교연대, 만돌린오케스트라, 생명평화미사
출처 : 만돌린 강물에 빠져보았습니다 - 오마이뉴스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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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살이 풍경 (42)
 



              만돌린이라는 이름의 강물에 빠져보았습니다





지난 7월 18일(월)에는 대학생 딸아이와 함께 공주 신관동성당을 갔습니다. 오후 2시 총대리 주교님이 주례하시고 50여 분의 신부님들이 함께하신 ‘4대강 되찾기 전국 집중, 금강 생명평화미사’에 참례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서울로 달렸습니다. 7시 30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길거리에서 거행되는 제33차 시국기도회에 참례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후에는 만사제폐하고 서울을 가는 내 순례행진이 언제 끝날지는 나 자신도 모릅니다.

요즘은 월요일 오후 서울을 가고 올 적마다 지난 6월 25일(토) 서산 석림동성당에서 처음 접해 보았던 만돌린오케스트라 연주 장면을 떠올리곤 합니다. 공주 신관동성당을 가고 또 서울을 가느라 고속도로를 달리면서도 만돌린오케스트라의 연주음을 지속적으로 떠올렸고, 만돌린오케스트라 연주음 속을 달리는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나는 6월 25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다섯 시간 가량을 내처 서산 석림동성당 안을 가득 채운 만돌린오케스트라의 선율 속에 몸을 담고 있었습니다. 내가 지속적으로 만돌린오케스트라의 연주음에 취할 수 있었던 것은, 강물 소리를 들으며 강물 위를 유영하는 듯싶은 특이한 감흥 때문이었습니다. 만돌린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그대로 ‘자연의 소리’였습니다.

무릇 음악은 자연에서 왔고, 자연의 소리와 메시지를 반영하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음악은 바람에서 왔고, 바다에서 태어났으며, 강물에서 생겨났습니다. 강물의 흐름은 음악을 잉태하고 포유하며 발현시킵니다. 강물의 높낮이와 여울과 구불구불한 곡선들은 그대로 음악이고, 음악의 실체입니다. 또한 강물의 흐름은 생동이고 리듬이며 생명력입니다. 음악 역시 생동이고 리듬이며 생명력입니다. 그리하여 자연과 음악은 일치이며 조화입니다. 무릇 예술이 다 그렇습니다. 자연은 모든 예술의 산실이고 보고이며 기원(起源)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자연은 철저히 망가지고 파괴되고 훼손되고 있습니다. 강을 살린다는 거짓 구호로 강들을 깡그리 죽이는 무참하고 야만적인 일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져야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생각하면 너무도 억울하고 원통하여 눈물이 납니다. 나는 그날 서산 석림동성당 안에 앉아서도 눈물을 삼켰습니다. 제10회 ‘대한민국만돌린페스티벌’이 만들어내는 음악의 향연 속에서도 4대강의 신음소리를 들어야 했고, 창조주 하느님의 노여움을 느껴야 했던 것이지요.

                                        
지요하(소설가‧태안성당)


*천주교 대전교구 <대전주보> 2011년 7월 31일(연중 제18주일) 제2094호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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