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8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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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용현 | 작성일2011-07-31 | 조회수349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2011년 8월 1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22-36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다음,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다.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댔다.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 그러자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분께 엎드려 절하며,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들은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이르렀다. 그러자 그곳 사람들이 그분을 알아보고 그 주변 모든 지방으로 사람들을 보내어, 병든 이들을 모두 그분께 데려왔다. 그리고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과연 그것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오늘 복음의 내용은 "물 위를 걸으신 기적"으로 유명합니다.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이 숫자에 의미를 크게 두는 것 처럼 오늘 내용도 예수님의 물 위를 걸으시는 초자연적인 능력에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물 위를 걸을 수 있는가 하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같은 관심에서부터 예수님은 자연을 주관하시는 분이라는 거창한 의미부여까지 이 신기한 능력은 여러모로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을 조금 달리 살펴보면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과 이어지며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주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다음,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오늘 복음의 시작은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복음의 첫머리의 내용은 무난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익숙치 않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먼저 당신과 떼어 놓으셨다는 것입니다. 왠일인지 늘 함께 다니던 제자들을 주님은 재촉까지 하시어 당신과 사람들의 무리에서 떨어지게 하십니다. 그리고 홀로 군중을 돌려 보내셨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려하신 주님의 말씀에 제자들은 지극히 현실적인 어려움을 말하며 예수님의 생각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물론 그 이전부터 그들은 자신들을 따라 온 사람들을 먹일 생각은 전혀 없어서 미리 주님께 사람들을 돌려보내자고 말했던 터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일행이 지니고 있던 유일한 식량을 가져오게 하시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손에서 제자들의 손으로 그리고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모두가 배불리 먹었지만 그 일의 결과에 대해 주님은 냉정하게 제자들을 분리시키십니다. 그들은 주님의 일은 했으나 주님의 사랑을 함께 하진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님은 제자들을 '재촉'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떠난 후 당신은 산에 오르시어 혼자 계십니다. 제자들과 주님 사이의 간격은 제자들에겐 불안함 그 자체입니다. 거기에 바람이 불어대고 파도가 일어 배가 흔들리자 그 불안함은 공포가 되고 절망에 놓이게 됩니다. 그렇게 새벽까지 그들은 생사를 걸고 힘겨워합니다. 주님이 계셨다면 생각하기에 그들은 이 뱃길의 처음부터 주님에게서 멀어졌고 버려진 듯 보이는 상태입니다. 그 때 우리가 다 아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주님이 물 위를 걸어서 그들에게 오신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 기적에는 또 하나의 숨겨진 기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뭍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제자들이 위기에 있다는 것을 주님이 아셨다는 것입니다. 그 새벽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산 위에서 주님이 제자들을 아셨다는 것이 더 신기합니다. 제자들은 주님에게서 버려진 듯 했지만 주님은 그들에게서 눈 길을 떼놓고 계시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주님이 물 위를 걸으셨다는 것에, 그리고 그분 말씀에 베드로도 물 위를 걷게 되었다는 사건을 말하며 예수님께서는 초자연적인 능력에 감탄하고 베드로에게는 믿음이 없음을 탓하지만 정작 이 물 위 길을 걸으실 수밖에 없었던 예수님에 대해서 생각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이 복음의 모습을 볼 때면 불난 집에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르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 불의 뜨거움 보다 가족을 구하려는 시도는 불의 존재를 알면서도 뛰어들며 살이 타는 고통 속에서도 죽어가는 이의 손을 놓지 않습니다. 우리가 의인이라 부르는 사람들의 선택은 무모하고 불가능한 것의 연속입니다. 주님의 발 밑에 물이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긴 하지만 그 밑에 불이 있었건 가시덤불이 있었건 주님은 가셨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주님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한 마디가 있습니다. 이 한 마디를 하시며 혼비백산하는 제자들에게 당신이 오신 목적을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주님이 안 계시다는 걱정으로 늘 불안해하고 힘겨워하던 제자들에게 주님이 건네신 말씀은 당신의 모습을 자랑하시려는 의도가 아니었습니다. 이 말씀은 당신 죽음 뒤에 무서움에 방을 닫아 걸고 있던 제자들에게 하셨던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란 인사와 겹쳐지곤 합니다. 주님이 오신 이유는 제자들을 안심시키시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눈 앞에 벌어지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합니다. 자신들의 죽음을 직면했다고 생각한 제자들, 그 중 베드로가 예수님이신지 확인하고자 걷게 해 달라고 말씀드립니다. 베드로가 물위를 걷다가 바람에 겁을 먹고 물에 빠지며 주님께 살려 달라고 했을 때 주님이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라는 말씀을 했을 때 주님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베드로에게 나무라신 주님의 말씀은 주님께서 우리를 버리지 않으신다는 것에 대해 의심을 품은 것에 대한 꾸지람으로 들립니다. 어릴 적 주님의 여러 기적에 대한 이야기 중 물 위를 걸으신 기적을 보며 고민했던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능력을 기준으로 이 기적을 생각하는데, 만약 이것이 능력을 보여주시는 도구로 사용된 기적이라면, 그 새벽에 누가 본다고 물 위를 걷겠습니까? 모두가 다 보는 대낮에 걸어야 소문도 날텐데 말입니다. 그것도 오천명이 있는 앞에서 하셨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주님의 기적에서 그분의 능력인 기적은 예수님께는 그냥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에 해당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때 바로 그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했을 뿐입니다. 오늘 복음은 그것을 보여주는 듯 아주 편안하게 이 장면을 마무리 합니다.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 바람은 그쳤고, 배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주님도 이 배에 계십니다. 제자들도 베드로까지 모두 안전하게 강을 건넙니다. 기적의 흔적은 그 어디에도 있질 않습니다. 배가 뭍에 닿았을 때, 주님은 땅을 딛고 서서 또 다른 기적들을 행하십니다. 그것이 그분의 일이며, 그분의 마음입니다. 예수님은 분명 우리와 다르시지만 그 차이를 드러내며 즐기며 사신 것이 예수님의 생애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구원의 주님은 다시 만난 사람들에게 이런 느낌입니다. 그들은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이르렀다. 그러자 그곳 사람들이 그분을 알아보고 그 주변 모든 지방으로 사람들을 보내어, 병든 이들을 모두 그분께 데려왔다. 그리고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과연 그것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바로 이분이 하느님이십니다. 능력이 아닌 사랑에서 구원이 나오는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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