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그것은 구원체험
바람을 보는 것과
주님을 보는 것.
선을 보는 것과
악을 보는 것.
우리는 보는 것에 머물고
머무는 것에 빠집니다.
그러므로 애초에 무엇을 보는지가 중요합니다.
주님을 봐야 하고 주님이 이룩한 선을 봐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면 오죽 좋겠습니까?
오늘 복음의 베드로는 주님만 바라보고 가다가
거센 바람을 보는 순간 물에 빠집니다.
주님만 바라보고 갔을 때는 물에 빠지지 않았는데
거센 바람을 보는 순간 물에 빠집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물에 빠지지만 사실은 두려움에 빠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거센 바람을 보자 두려워졌다고 얘기하고 있고
그래서 그만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물에 들어가되 빠져죽지 않으려면 두려움이 없어야 합니다.
수영을 배우려면 물에 대한 두려움부터 없애야 한다고 합니다.
물에 빠질까 두려워 물에 들어가지 않으면
죽지는 않겠지만 아예 수영을 할 수가 없을 것이고,
그래서 용기를 내어 물에 들어가도 두려움이 있으면
그 두려워하는 물에 결국 빠지고 맙니다.
제가 그러합니다.
저는 물을 두려워하여 수영을 잘 못합니다.
어렸을 때 형들 따라 냇가에 갔다가 죽을 뻔했기 때문입니다.
홍수가 그쳤지만 아직도 물살이 거세었는데
저는 물가에 있다가 그만 급류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급류에 쓸려가다가 사람 다리가 잡혀 살아났는데
그 때의 경험 때문인지 물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도 있습니다.
이 원초적인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든
주님께 대한 믿음이든
믿음이 있으면 두려움을 극복하게 됩니다.
그런데 냇가에서 하는 수영일 경우
나도 수영을 할 수 있다는 믿음만 있어도 되겠지만
거센 풍랑을 헤쳐가야 할 경우는
자신에 대한 믿음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나의 능력이 거센 풍랑보다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인생살이에서 거센 풍랑을 만날 때
우리는 주님께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믿음은 지식이 아니고 머리 작용이 아닙니다.
머리로는 능력의 주님께 맡기면 다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 압니다.
머리로 알지만 실제로 거센 풍랑이 일면
보게 되고 두려워하는 것이 인간입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처럼 물에 빠져 허우적대다
주님께 매달려 구원받는 체험을 한 다음에야
믿음은 다져지는 것입니다.
그 러므로 믿음은 지식이 아니고 체험인 것입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구원체험인데,
그것도
살아가면서
다져지는
구원체험인 것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