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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휴대폰은 잠시 꺼두어도 좋습니다 /최강 스페파노신부
작성자오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02 조회수629 추천수7 반대(0) 신고
 
 
 

밴쿠버의 퀸 엘리자벳 공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꽤 더운 날씨여서 많은 사람들이 나뭇그늘을 찾아 쉬고 있었다.

그들 중 매우 특별한 무리들이 있었는데 그것은 매스컴을 통해서만 듣던 중국의 '파룬궁'을 수행하는 사람들이었다.

뜨겁게 내리 쬐는 태양빛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깨달음을 체험하기 위해 앉아있는 도인처럼 한 곳에서 부동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떤 직업적(?) 흥미가 발동하여 나도 움직이지 않고 그들의 수행을 찬찬히 지켜보고 있었다.

한참이 지난 뒤 어떤 젊은 여인 하나가 아주 천천히 가부좌를 풀고 일어선 뒤 곧장 앞으로 열 걸음 정도를 아주 천천히 나아갔다.

"아, 저 여인이 무엇인가 깨달음을 얻었나보다. 걸음걸이 자체가 다르다. 아, 마치 공중에 떠서 걷는 듯, 물 위를 걷는 듯 자연스러운 저 걸음걸이......"

그러나 그 여인이 가부좌를 푼 이유는 다른 것이었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경쾌한 음악이 울리는 휴대폰을 꺼내더니 시끄러운 중국말로 한참을 뭐라 뭐라 통화를 하더니 다시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녀의 옆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실눈을 뜨고 그녀를 슬쩍 슬쩍 쳐다보기 시작했고 나는 그 자리를 떴다.

우리는 관계 속의 인간이다. 나와 너라는 관계 안에서 나는 너를 체험하는 동시에 나를 체험한다. 너라는 존재가 없으면 도대체 나의 의미를 찾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너와의 관계가 참다운 나를 발견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아니다. 나는 너와의 관계를 떠나서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너와의 관계에 나아가기에 앞서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잘 살펴야 한다.

하느님 앞에 홀로 선 나의 존재와 또 내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존재 사이의 관계를 잘 깨닫게 된 뒤 우리들은 비로소 나와 너의 의미를 제대로 발견할 수 있다.

나와 너의 존재 근거이신 하느님......

하느님은 침묵 속에서 말씀하신다. 그 소리 없는 말씀을 듣기 위해서 우리는 앉아야 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바람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준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빛 속의 하느님을 만나게 된다.

휴대폰은 잠시 꺼두어도 좋다. 너와의 관계는 잠시 멈추고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는것이 좋다.

나는 참다운 나와 너를 하느님 안에서 체험할 수 있다. 휴대폰은 잠시 끄고 자리에 앉도록 하자.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스페파노신부

http://cafe.daum.net/frchoi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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