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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제 얼굴들 - 8.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02 조회수372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1.8.2 연중 제18주간 화요일

민수12,1-13 마태15,1-2.10-14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제 얼굴들

 

 

 

 

오늘은 ‘제 얼굴’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사람입니다.

주님을 닮아갈 수록 본래의 제 얼굴입니다.

 

 

신망애와 더불어 주님을 닮은 진선미의 제 얼굴입니다.

기도에 전념할수록, 일에 전념할수록

뚜렷이 들어나는 주님을 닮은 매력적인 제 얼굴입니다.

하여 분도회의 모토는 ‘기도하고 일하라.’입니다.

 

찬미와 감사의 삶에 올인할수록 주님을 닮은 제 얼굴입니다.

이런 제 얼굴을 지닌 이들이 모여야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참 수도공동체입니다.

제 얼굴들을 잊어버리면

유유상종(類類相從)의 패거리 공동체나 동호인들의 친목회로 전락하기

십중팔구입니다.

 

세상에 제 얼굴을 잊고 사는 얼빠진 얼굴들도 꽤 많을 것입니다.

나이 40이 넘으면 제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합니다.

세상에 제 얼굴을 가꾸고 돌보고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제일 민감한 부분이 얼굴이요 얼굴에 대한 평가입니다.

얼굴은 추천서이자 이력서입니다.

평가이전에 환히 드러나는 각자의 얼굴들입니다.

 

그러나 얼굴은 고정불변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주님을 닮아가야 하는 우리의 얼굴들이요 이 또한 평생과제입니다.

어느 자매의 고백을 잊지 못합니다.

“아이를 낳았을 때 아이가 남편을 꼭 닮아 너무 싫어 엉엉 울었어요.

  그런데 끊임없이 기도하며 사랑했더니 아이의 얼굴이 변했어요.”

 

이어 남편에 대한 이야기도 의미심장했습니다.

“남편은 냉담한 데 요즘 얼굴은 참 넉넉하고 착해 보입니다.

  시어머님과 수도자인 형님의 기도와 제 기도로 좋은 얼굴이 된 것 같아요.”

 

마침 어제 만난 자매님의 남편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제 남편은 신자가 아니지만 얼굴이 신자이상으로 깨끗하고 부드럽습니다.

  남편이 정장에 상가 집에 갔더니

  친구들이 ‘신부가 들어오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내 기도 덕분인 줄 알라’고 했더니 남편도 인정했습니다.”

 

제 얼굴의 형성에 기도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하여 늘 제 얼굴을 지니고 살기위해 끊임없이 바치는

우리 수도승들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젊은이들의 좌담 내용 중 재미있는 부분을 인용합니다.

 

“사람들이 정치를 하면 얼굴이 바뀌더라고요.

  …인상이 비굴하게 변했어요.

  대통령들도 인상이 당선자일 때가 제일 좋아요.

  그러다가 집권 후반기가 되면 나빠지는 데요.”

참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혼탁한 세상의 한 복판에서

제 얼굴을 지니고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닫습니다.

끊임없이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참 지키기 어려운 제 얼굴입니다.

또 어느 분의 인상을 묻는 질문에 젊은이의 답도 마음에 새길만합니다.

 

“처음부터 싫었어요. 느끼하구요.

  뭔가 뒤에서 많이 할 것 같은 그런 얼굴이라서요.

  사람이 솔직하고 담백한 느낌이 없는 것 같아요.”

 

정직한 얼굴입니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라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얼굴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이기에

주님을 닮아갈수록 주님을 닮아 본래의 겸손한 제 얼굴입니다.

 

오늘 민수기에서 저는 모세의 얼굴을 묵상했습니다.

 

“그런데 모세라는 사람은 매우 겸손하였다.

  땅 위에 사는 어떤 사람보다도 겸손하였다.”

 

늘 주님과 대면하여 기도하며 살았기에

주님을 닮아 겸손으로 빛나는 모세의 제 얼굴임을 봅니다.

하느님은 모세를 질투하며 비방하는 미르얌과 아론에게 개입하여

질책과 더불어 벌을 주십니다.

 

“나의 종 모세는 다르다.

  그는 나의 온 집안을 충실히 맡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입과 입을 마주하여 그와 말하고, 환시나 수수께끼로 말하지 않는다.

  그는 주님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그런데 너희는 어찌하여 두려움도 없이 나의 종 모세를 비방하느냐?”

 

하느님은 진노하시며 꾸중하신 후 떠나시자

미르얌은 피부병에 걸려 눈처럼 하얗게 되었다 합니다.

 

하느님의 종 모세에 대한 질투와 비방으로 인해

본래의 제 얼굴을 잃었음을 상징합니다.

 

이어 미르얌의 본래의 제 얼굴을 찾게 해 달라는 모세의 간절한 기도입니다.

 

“하느님, 제발 미르얌을 고쳐 주십시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무엇이 제 얼굴을 상실하게 하는 지 가르쳐주십니다.

바로 안에서 나오는 생각과 말과 행동입니다.

 

“너희는 듣고 깨달아라.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오히려 입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들 더럽힌다.”

 

마음에서 나오는 나쁜 생각이나 말이나 행동이

우리를 더럽히고 제 얼굴을 잃게 합니다.

 

마음이 좋아야 생각도 말도 행동도 좋아 본래의 제 얼굴입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 은총으로 우리 마음을 정화시켜 주시고

제 얼굴을 찾아 주시어

화이부동의 제 얼굴들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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