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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항구한 기도와 믿음 - 8.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03 조회수483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1.8.3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민수13,1-2.25-14,1.26-30.34-35 마태15,21-28

 

 

 

 

 

항구한 기도와 믿음

 

 

 

하느님은 얼마나 많이 오래 살았느냐를 보시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느님의 뜻에 따라 충실히 살았느냐를 보십니다.

또 얼마나 많은 업적을 이뤘느냐를 보시는 게 아니라

주어진 삶에 어떻게 성실하게 살았는가를 보십니다.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평가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입니다.

누구와 비교할 것 없이

제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항구한 믿음으로 충실하면 됩니다.

 

끝까지 좌절하지 않는 믿음이 제일입니다.

매일 새롭게 시작하는 겸손한 믿음이 제일입니다.

어제 읽은 박 찬호 야구 선수의 진솔한 고백을 소개합니다.

 

“현재 나는 선수로 제 역할을 하고 있진 못하지만

  삶에 중요한 부분을 살고 있는 건 분명하다.

  그리고 지금도 하루하루 선수로서의 기술보다 인간으로서 삶을 배우고 있다.

  삶을 위한 공부가 훗날 더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힘이고

  시련에 굴하지 않는 지혜가 될 것이다.

  나는 여전히 끊임없이 노력하고 인내하며 도전한다.

  그리고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다시 시작한다.

  우리는 실수와 시련을 통해 더 강해지고 성장한다.”

 

그대로 백절불굴, 믿음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넘어지는 게 죄가 아니라 자포자기로 일어나지 않는 절망이 죄입니다.

 

오늘 복음의 가나안 여자는 항구한 기도, 항구한 믿음의 본보기입니다.

두 차례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거절당해 넘어졌지만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 또 세 번째 도전입니다.

믿음의 시련이요, 이런 계속 ‘넘어지고 일어나고…’의

연속된 믿음의 여정을 통해 정화되어 순수한 믿음이요

하느님이 보시는 것도 이 믿음입니다.

 

우리 역시 이 믿음으로 살아갑니다.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이보다 더 자신을 비울수도, 겸손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믿음이라면 어디서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온실 속의 믿음이 아니라 아주 현실적인 강인한 믿음입니다.

삶에서 오는 모든 모욕과 시련을 이런 겸손한 믿음의 계기로 삼는다면

이들을 이길 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인자무적(仁者無敵)뿐 아니라 신자무적(信者無敵)입니다.

주님을 감동시키는 간절한 믿음입니다.

진실하고 겸손한 믿음이 주님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원하는 대로 된다는 주님의 복음말씀입니다.

참으로 진실하고 겸손한 믿음은 주님을 감동시켜 응답을 받습니다.

바로 가나안 여자의 믿음에 비견되는 이들이

오늘 민수기의 여푼네의 아들 칼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 둘입니다.

 

모세의 명령에 따라 40일 동안 가나안 딸을 정찰하고 돌아온 이들 중

이 둘만 빼고 모두가 부정적 결론을 내립니다.

완전히 믿음이 없는 인간적 계산에 의한 판단입니다.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땅에 사는 백성은 힘세고, 성읍들은 거창한 성채로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그 백성에게로 쳐 올라가지 못합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강합니다.

  우리 눈에도 우리 자신이 메뚜기 같았지만 그들의 눈에도 그랬을 것이다.”

 

이런 믿음 없는 마음의 상태라면 싸움은 끝났습니다.

도저히 승산은 없습니다.

동요하며 절망에 울부짖는 백성들에게

칼렙이 모세 앞에서 백성을 진정시키며 말합니다.

 

“어서 올라가 그 땅을 차지합시다.

  우리는 반드시 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 약한 백성들이 진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하느님께서 친히 개입하시어 선언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스무 살 이상이 되어 나에게 투덜댄 자들은 모두,

  여푼네의 아들 칼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만 빼고,

  약속의 그 땅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너희가 저 땅을 정찰한 사십일,

  그 날 수대로, 하루를 일 년으로 쳐서,

  너희는 사십년 동안 그 죗값을 져야 한다.

  나를 거슬러 모여든 이 악한 공동체 전체에게

  나는 기어이 이렇게 하고야 말겠다.

  바로 이 광야에서 그들은 최후를 맞을 것이다.

  이곳에서 그들은 죽을 것이다.”

 

믿음의 사람 칼렙과 여호수아만 죽음의 광야를 통과하여

마침내 생명의 땅에 도달했고

믿음이 없어 주님께 투덜댔던 자들은 모두 광야에서 죽었습니다.

이 삶의 광야 여정 중에 있는 우리에게도 좋은 교훈입니다.

복음의 가나안 여자처럼, 민수기의 칼렙과 여호수아처럼,

우리 역시 믿음으로

이 평생 광야여정의 삶 잘 통과해야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광야여정 중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말씀과 성체로 믿음을 더해 주시고 영

원한 생명의 땅으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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