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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관상적 쉼(contemplative leisure) - 8.1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11 조회수518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1.8.11 목요일 성녀 클라라 동정(1193-1253) 기념일

여호3,7-10ㄴ.11.13-17 마태18,21-19,1

 

 

 

 

 

관상적 쉼(contemplative leisure)

 

 

 

새벽 독서의 기도 시 둘째 후렴이 은혜로웠습니다.

“우리 인생은 햇풀과 같이 덧없이 지나가고, 하느님은 영원히 계시도다.”

세상을, 사람을 바라볼 때, 때로 절망도 하지만

영원하신 하느님을 바라볼 때는 새 힘이, 희망이 샘솟습니다.

 

삶은 은총입니다.

삶은 기적입니다.

어느 자매는 임신한 아이의 이름을 이미 ‘은총’이라 지었다 하기에

참 좋은 이름이라 감탄했습니다.

이미 은총 안에 태교가 시작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은 기적이자 은총입니다.

 

20년 혹은 15년 또는 10년이 지나 오랜 만에 수도원을 방문하여

제가 써 준 성경말씀 처방전을 내 보일 때 새삼 깨달은 진리입니다.

 

“자매님, 그 험한 세월 무사히 잘 지내고

이렇게 하느님의 집에 올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은총이요 기적입니다. 감사하십시오.”

말씀드린 후 즉시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써드리곤 합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 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5,16-18).

때로 바쁜 일상을 벗어나 영육이 쉴 수 있도록

창조적 일탈의 시간을 마련함이 필수입니다.

창조적 일탈의 쉼 중에 참 나의 발견이요, 충전되고 치유되는 영혼과 육신입니다.

하여 시기적절한 피정을 권합니다.

 

강론을 준비할 때 영감 역시 맹렬히 묵상할 때가 아닌

묵상 후 잠시 몸과 마음을 쉬면서 비울 때 떠오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1만 탈렌트 탕감 받고도

자기에게 100데나리온 빚진 이에게 무자비했던 사람 역시

자기를 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참으로 바빴던 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만 탈렌트 빚질 정도로 숨차게 살아오다가 탕감 받았을 때

즉시 한 동안 쉬면서 자신을 성찰하여 주인의 은혜를 깨달았더라면

100데나리온 빚 지은 이에게

그렇게 인색하고 무자비하게 대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 악한 종아,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별종의 악한 종이 아니라,

깊이 성찰하여 주님의 은혜를 깨닫지 못할 때 누구나의 가능성입니다.

 

만 탈렌트를 빚진 사람은 바로 우리 믿는 모든 이를 상징합니다.

하느님의 한량없는 은총의 빚을 지고 사는 우리들입니다.

 

예수님 당시 1탈렌트는 6000데나리온이고 하루 품삯이 1데나리온이니

무려 1탈렌트는 안식일을 제외한 20년 동안 벌어들인 액수라 하니

1 만탈렌트 빚은 몇 생애를 갚아도 갚을 수 없는 상상할 수 없는 액수입니다.

 

이처럼 한량없는 하느님 은총의 빚 중에 살아가는

‘은총덩어리’ 사람들이란 이야기입니다.

 

이를 깨달아 알 때 진정 겸손에 찬미와 감사의 응답이요

억지로, 마지못해가 아닌, 자발적으로

일곱 번씩 일흔 번의 지칠 줄 모르는 무한한 용서입니다.

 

1독서의 여호수아의 인도 하에 요르단 강을 건너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공동체는

그대로 우리 은총의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오늘 내가 온 이스라엘이 보는 앞에서 너를 높여주기 시작하겠다.

 그러면 내가 모세와 함께 있어 준 것처럼

 너와도 함께 있어 준다는 것을 그들이 알게 될 것이다.”

 

홍해를 건널 때는 모세와 백성들과,

요르단 강을 건널 때는 여호수아와 백성들과 함께 있어 준 하느님은

오늘 하루의 요르단 강을 건널 때도 우리와 함께 해 주십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한량없는 은총을 베푸시어 은총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다음 성녀 클라라가 임종 전 자신에게 한 말을

그대로 우리의 고백으로 삼아도 은혜롭겠습니다.

 

“평화 중에 가라.

 너는 좋은 길을 따라왔다.

 두려움 없이 가라.

 너를 지으신 분이 너를 거룩하게 하셨고,

 언제나 너를 보호해 주셨으며,

 어머니처럼 너를 사랑하신다.

 오, 저를 지으신 하느님, 당신은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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