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저녁 수도원 근처 빵집에서 빵을 사서 올라오던 길이었습니다. 갑자기 어느 빌라 복도에서 아이들이 뛰어나오더니 자기들끼리 총싸움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입으로 총소리도 내고 때론 어떤 마법도 써가면서 자기들만의 상상 속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유롭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니 기분도 좋아지고 발걸음도 가벼워졌습니다.
만일 어느 안전한 장소에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마도 아이들은 신나게 놀기 시작할 것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아이들,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 노는 아이, 구석에 앉아 동화책을 읽는 아이, 크레파스를 가지고 그림 그리는 아이…. 마음 가는 대로 몸이 가는 대로 저마다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면서 즐겁게 지낼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어린이들처럼 마음 가는 대로 몸이 가는 대로 저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서로 눈치를 보면서 상대방보다 더 나아 보이려고 마음에서 하고 싶은 것과는 다른 것을 하면서 남과 자신을 속이고 있을까요?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어린이와 같은 사람은 예수님께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분 품에서 자유롭고 명랑하고 솔직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합니다. 우리도 우리 자신에게 솔직해져, 자유롭고 명랑하게 예수님께 나아가 그분 품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그 좋은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성균 수사(도미니코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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