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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진한 영혼의 어린이 같은 사람 - 8.1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14 조회수375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1.8.13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여호24,14-29 마태19,13-15

 

 

 

 

천진한 영혼의 어린이 같은 사람

 

 

 

오늘은 ‘천진한 영혼’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어린이의 특성은 천진성에 있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믿는 이들은 나이 상관없이

어린이 같은 빛나는 마음의 천진성을 지닙니다.

 

요즘 밀렸던 수도원 일지를 쓰며 새삼스레 깨닫는 진실은

참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라는 것입니다.

별달리 쓸 내용이 없다보니 며칠씩 밀리기 일쑤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배 농사를 중심한 자연 리듬에 따른 삶이기에

대개 단조로운 반복의 일과입니다.

 

하여 하루 한 페이지 안에 기록되는 내용들 또한 평범하기 짝이 없어

역사적 자료로 별 가치도 없어 공허하게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참으로 이 내용뿐이라면 무의미하고 공허한 비전 없는 삶일 것입니다.

바로 가장 중요한, 여기 수도원 일지에 기록되지 않는

매일의 규칙적인 공동전례기도가 있습니다.

매일 계속되는 공동미사와 시간마다의 공동성무일도가

단조롭고 무의미해 보이는 일과 일상에

빛과 생명을 주며 의미 충만한 삶으로 변모시킵니다.

 

이 ‘하느님의 일(Opus Dei)인 공동전례기도가 통째로 빠져버린다면

수도원의 삶은 그대로 무의미하고 공허한 어둠일 것입니다.

 

수도원의 삶이나 세상 삶도 대동소이합니다.

단지 끊임없는 기도가 있고 없고의 차이입니다.

하느님 없이, 기도 없이,

단지 일하고 먹고 놀고 자는 육적 삶의 연속이라면

참 무의미하고 공허할 것입니다.

냉담으로 이렇게 살아가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기도하고 일하라.’ 분도회의 모토가

수도자는 물론 세속에서 사는 믿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됩니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우선 하느님을 찾아 기도해야 합니다.

땅만 보고 일하고 먹고 놀기만 할 게 아니라

자주 하늘을 보고 영원을 생각하며 청초하게 피어나는 들꽃도 관상해야 합니다.

이래야 영육도 황폐해지지 않습니다.

 

 

“이제 너희는 주님을 경외하며 그분을 온전하고 진실하게 섬겨라.”

 

 

그대로 이스라엘 백성뿐 아니라 오늘 우리를 향한 여호수아의 말씀입니다.

이어 거푸 백성들의 충성서약을 받아내는 여호수아입니다.

 

이 또한 이 미사를 통한 우리의 다짐입니다.

 

 

“우리도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그분만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아닙니다. 우리는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우리는 주 우리 하느님을 섬기고 그분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주님을 경외하고 섬기는 일입니다.

하여 우리 수도자들은 ‘하느님의 일’이라 하여

매일 일곱 번 공동시편성무일도를 바치며 하느님을 섬깁니다.

이 하느님의 일이 하루 삶의 질서를 잡아주고 의미를 부여합니다.

 

백성들의 다짐을 받아낸 후

다시 주님을 섬기는 일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는 여호수아입니다.

 

죽음에 앞서 혼신의 힘을 다해 책임을 다하는 여호수아입니다.

 

“너희가 주님을 선택하고 그분을 섬기겠다고 한 그 말에 대한 증인은

  바로 너희 자신이다.

  …보라, 이 돌이 우리에게 증인이 될 것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이르신 모든 말씀을 이 돌이 들었다.

  그래서 이것은 너희가 너희 하느님을 부정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늘 주님을 경외하고 섬길 때 천진한 어린이의 마음입니다.

나이 들어도 퇴색되거나 변질되지 않고

천진하게 빛나는 어린이 같은 마음입니다.

주님 앞에 와서 축복을 받는 단순한 어린이처럼

늘 하느님을 찾아 섬길 때 축복입니다.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주님을 경외하며 섬길 때 천진한 어린이가 되어

지금 여기서 하늘나라를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나 여호수아 모두 천진한 어린이와 같은 하느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분들의 떠남도 참 감동적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주시고 나서 그곳을 떠나셨다.”

 

사명 수행 후 미련 없이, 지체 없이 떠나시는 주님의 모습이

그대로 천진한 영혼의 어린이 같습니다.

 

“이런 일들이 있은 뒤에 주님의 종,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죽었다.

  그의 나이는 백 열 살이었다.”

 

나이 백열 살에도 천진한 영혼의 어린이로

장엄하고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한 주님의 종 여호수아입니다.

평생 주님을 경외하고 섬기며 살 때 세월도 그를 비켜갑니다.

영원히 천진한 영혼의 어린이로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우리 모두 천진한 영혼의 어린이로 살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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