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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존경 받는 사람들 - 8.1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17 조회수378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8.17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판관9,6-15 마태20,1-16

 

 

존경 받는 사람들

 

 

삶의 방향을 잃어 방황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의 방향은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을 향한 삶일 때 방황하지 않으며 하느님을 닮아갑니다.

 

방향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것만큼 어리석은 삶도 없습니다.

우리 수도승들의 하느님을 찾는 삶은

바로 하느님이 삶의 방향임을 말해 줍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는 흔히 ‘포도원 일꾼들의 비유’라 합니다만

이보다는 ‘선한 포도원 주인의 비유’가 타당합니다.

선한 포도원 주인이 비유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선한 포도원 주인은 자비하신 하느님을 상징함과 동시에

하느님을 닮은 훌륭한 지도자를 상징합니다.

 

하느님을 향할 때 하느님의 자비와 지혜를 닮아가는 사람들이요,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습니다.

저는 여기서 두 부류의 지도자와 두 부류의 사람들을 묵상했습니다.

 

 

선한 포도원 주인과 같은 하느님의 자비를 닮은 지도자와

1독서의 백해무익한 가시나무 같은 지도자입니다.

오늘 판관기에서 요담은 민담을 이용하여

가시나무 같은 부당한 정치권력을 가장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 자가 권력을 행사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폭군 같은 지도자가 제공하는 안전은

백성의 자유를 빼앗기 위한 덫일 뿐입니다.

 

“너희가 진실로 나에게 기름을 부어 나를 너희 임금으로 세우려 한다면

  와서 내 그늘 아래에 몸을 피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이 가시나무에서 불이 터져 나가

  레바논의 향백나무를 삼켜버리리라.”

 

이런 가시나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지도자가

오늘 복음의 선한 포도원 주인입니다.

완전히 보편 복지가 실현된 모습입니다.

하느님이 원하시는 바도 바로 보편복지일 것입니다.

 

아홉 시, 열두 시, 오후 다섯 시에 와서 일한 자에게 똑같이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지불합니다.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이지만

자비로운 포도원 주인의 보편복지의 관점에서 처신했음이 분명합니다.

일한 시간의 양에 상관없이,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했던 이들의 처지와

그들의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깊이 배려했었던 것이지요.

 

맨 나중 오후 다섯 시쯤 일의 기회를 잡아 비록 한 시간 일했다 하더라도

어쩌면 여러 식구를 지닌 가장일지도 모른다는 그의 처지를 고려하여

저 역시 선한 포도원 주인처럼 하루 품삯을 주었을 것입니다.

 

저는 어제 선한 포도원 주인 같은 미국의 갑부들에 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미국의 양심’ 워런 버핏 버쿠셔 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자신을 비롯한 부자들에 대한

증세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합니다.

 

그가 14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슈퍼부자 감싸주기를 중단하라.’라는 글을 통해

‘미국인 대다수가 먹고 살려고 아등바등하는 동안

우리 같은 슈퍼부자들은 비정상적인 감세 혜택을 계속 받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아는 슈퍼 자신이 아는 슈퍼부자 대다수는

미국을 사랑하는 매우 품위 있는 사람들로,

이들 대부분은 미국인 다수가 고통 받는 이 때

세금을 내는 것을 꺼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힙니다.

 

사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등과 함께

자신의 거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등,

세계 재계의 모범을 보여 주었습니다.

 

과연 선한 포도원 주인 같은 슈퍼부자입니다.

미국이 위기에 직면했으나 아직 미국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존경 받는 참된 갑부들이 존재하기 때문임을 깨닫습니다.

 

저는 두 부류의 지도자에 이어 두 부류의 사람들을 묵상했습니다.

제 분수를 아는 이들과 제 분수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문득 해인사의 지족암(知足庵)이란 암자이름이 생각납니다.

족(足)할 줄 아는(知) 이가 사는 절이라 하여 지족암(知足庵)입니다.

자기를 알아 족할 줄 아는 자가 지혜롭고 겸손한 자입니다.

 

분수를 넘는 욕심이 모든 불행의 근원입니다.

바로 복음의 맨 먼저 와 일한 후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받자

불평하는 자가 바로 재 분수를 잊은 사람이요,

이에 대한 선한 포도원 주인의 죽비 같은 말씀입니다.

 

“친구여,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이와 대조적인 부류, 제 분수를 아는 자가 바로

요담의 민담에 나오는 올리브 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 같은 사람들입니다.

임금이 되어 달라는 요청에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겠다하며

임금 자리를 고사하는 이 세 나무들입니다.

 

“신들과 사람들을 영광스럽게 하고 하는

 이 풍성한 기름을 포기하고(올리브)…,

 이 달콤한 것, 이 맛있는 과일을 포기하고(무화과)…,

 신들과 사람들을 흥겹게 해주는 이 포도주를 포기하고(포도)…,

 다른 나무들 위로 가서 흔들거리란 말인가?”

 

바로 민담의 이 세 과일 나무들은 자기 분수를 아는

지혜롭고 겸손한 이들을 상징하며

이들이 사는 곳은 말 그대로 지족암입니다.

 

남 판단하기가 제일 쉽고 자기를 아는 것이 제일 힘들다 합니다.

선한 포도원 주인 같은 지도자가,

제 분수를 지켜 족할 줄 아는 지족인(知足人)이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습니다.

 

선한 포도원 주인과 같은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맞갖은 은총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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