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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목숨을 걸고 사는 사람들 - 8.1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19 조회수441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1.8.19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룻기1,1.3-6.14ㄴ-16.22 마태22,34-40

 

 

 

 

 

 

목숨을 걸고 사는 사람들

 

 

 

하느님을 찾아 수도원에 와서 수도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저절로 하느님은 공동체의 일치의 중심이 됩니다.

수도공동체만이 아니라 모든 믿는 이들의 공동체 일치의 중심은 하느님입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결코 이웃사랑으로 환원될 수 없는 고유의 하느님 사랑입니다.

사랑하면 자주 만나 고백해야 사랑도 깊어지는 법입니다.

하느님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바로 이 하느님 사랑의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표현이

우리가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의 일(Opus Dei)'인

성무일도 와 미사라는 공동전례기도입니다.

 

타성적이거나 기계적인, 습관적인 반복이 아니라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해 바치는 기도여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계신 하느님을 체험하지 못하는 것은,

하느님의 현존 의식이 미약한 것은

하느님께 대한 간절한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간절히 찾아야 길도 나오듯 간절히 주님을 사랑할 때 주님도 만납니다.

 

기도만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수행이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듯이

기도, 노동, 성경묵상, 환대 등 모든 수행을 할 때 수행의 완성입니다.

 

제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 책을 출간하신 미카엘 형제님의 편지내용도

잊지 못합니다.

이 책 제목을 정하노라 형제님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모릅니다.

다음 편지 내용에 분발하여 부진했던 나머지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글만 있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 있게 인쇄에 들어갈 수 있겠습니다.

  출판을 하는 사람 누구나 마찬가지이지만

  일단 책을 내면 반드시 성공시켜야한다는 자세로 책을 만듭니다.

  목숨을 걸고 만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책을 잘 만들기 위해 온 힘과 정성을 다 바친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더라도 98%는 실패하게 됩니다.

  아무리 완전하다고 생각해도 결국은 불완전하지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책을 내기 이전부터 무언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읽고 또 읽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널리 읽혀 의견을 구하는 것입니다.”

 

목숨을 걸고 책을 만든다는 대목에 감격했습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는 삶의 자세

이게 바로 구도자적 삶입니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공자님 역시

도에 목숨 걸고 사는 수행자라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매일 목숨을 걸고 미사를 하고 강론을 쓰는 심정입니다.

 

자기 분야에서 목숨을 걸고 간절히 사는 이들이

진정 프로요 장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누구에, 무엇에 목숨 걸고 있습니까?

하느님 사랑에 목숨 걸고 사는 우리 수도승들이요

곳곳에 양상은 다르지만 의에, 진리에, 하느님 사랑에, 이웃 사랑에,

목숨 걸고 사는 많은 구도자들이 있기에 세상은 존속됩니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분리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 사랑 없는 이웃사랑은 맹목이고

이웃 사랑 없는 하느님 사랑은 공허합니다.

 

하느님 사랑은 저절로 이웃 사랑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이웃사랑은 얼마나 허약하고 변덕스럽고 불완전한지요.

상처입기도 쉽고 변질되기도 쉽습니다.

 

하느님 사랑에 의하여 부단히 정화되고 치유될 때 이웃사랑의 완성입니다.

이런 사랑은 좋고 싫음의 심리적 문제가 무조건적 사랑의 의지적 문제입니다.

 

매일 새롭게 시작하고 받아들이고 참고 인내하는 의지적 노력의 사랑입니다.

하여 주님은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의 대목 역시

‘…해야 한다.’는 명령체로 끝맺습니다.

 

사랑은 말이나 생각이나 추상관념이 아닌 구체적 삶입니다.

사랑한다는 말 하나 없이도

이렇게 하느님 중심의 정주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우리들의 삶은

이미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있는 사랑의 삶입니다.

 

이 사랑의 공동체 중심에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위로 하느님 사랑과 옆으로 이웃 사랑을 상징하는 십자가의 그리스도는

사랑의 완성이자 모범입니다.

 

바로 이런 사랑의 모범이 1독서 나오미입니다.

다음 그의 며느리 룻의 고백을 통해

시어머니의 삶이 그에게 얼마나 큰 감화를 주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시어머니 나오미의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보고 배운 룻임이 분명합니다.

 

 

“어머님을 두고 돌아가라고 저를 다그치지 마십시오.

  어머님 가시는 곳으로 저도 가고, 어머님 머무시는 곳에 저도 머물렵니다.

  어머님의 겨레가 제 겨레요, 어머님의 하느님이 제 하느님이십니다.”

 

그 시어머니에 그 며느리입니다.

 

이미 룻 안에도 시어머니 나오미처럼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하나 되어 있음을 봅니다.

 

주님은 오늘도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사랑으로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에게

당신을 중심한 일치의 공동체를 선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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