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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프트 리더십(soft leadership) - 8.2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20 조회수389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1.8.20 토요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1090-1153) 기념일

룻기2,1-3.8-11;4,23-17 마태23,1-12

 

 

 

 

소프트 리더십(soft leadership)

 

 

 

 

소프트 리더십(soft leadership)은 바로 소통과 공존, 섬김의 리더십입니다.

이와 대비되는 것이 하드 리더십(hard leadership)으로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독재 성향의 리더십을 뜻합니다.

오늘 1독서 룻기의 다음 대목이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러자 룻은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며 그에게 말하였다.’

 

 

절은 겸손과 섬김의 극치입니다.

절(寺)에서 절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런

하심(下心: 문자 그대로 나의 마음을 내려놓아 가장 아래쪽에 두는 것, 즉 내 마음을 낮추어 남을 공경하고, 뜻을 겸손히 가져 화합하는 삶을 이루는 것)을 지니기 위한 것입니다.

 

 

절을 많이 하라 절(寺)인 겉 같습니다.

저 역시 얼마 전 형님이 타계하기 전 방문 할 때 마다 큰 절을 올렸고

생존해 계신 90세 고령의 사촌 형님을 방문했을 때도 큰 절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좋은 절을 왜 진작 자주 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이제는 절할 분도 거의 계시지 않습니다.

 

우리 요셉 수도원의 수도승들이 성전에 기도하러 들어갈 때마다

큰 절을 할 수 있는 것도 큰 축복입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절은 그대로 기도이자 겸손의 표현입니다.

마음 착잡할 때는 계속 주님께 절을 하다보면 마음도 안정이 될 것입니다.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

 

문득 떠오른 시편 구절입니다.

숨 가쁘게 살다보니 하느님을 까맣게 잊고 사는 현대인들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잠시 일손을 멈추고 고요히 머물러 하느님을 봐야 합니다.

하느님을 보는 것이 나를 보는 것이고 나를 아는 것입니다.

 

새벽 성당에 앉아 묵상이 부족하다 싶으면

수도원 새벽길을 걸으며 하느님을 묵상합니다.

하늘과 자연과 그 안에 사람입니다.

하늘에서는 하느님을 자연에서는 생명 받아 살아가는

모든 이웃들을 생각합니다.

 

하늘을, 자연을 잊어버리면 사람도 잊어버립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주님의 기도’ 서두는 늘 되뇌어도 정겹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녀들이며 서로는 형제들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자각에서 저절로 섬김의 겸손입니다.

 

하느님을 섬기듯 형제들을 섬기니 여기서 작동되는 소프트 리더십입니다.

내 중심에서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의 전환입니다.

주님은 모두가 자유로워지는 소프트 리더십의 원리를 천명하십니다.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또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이런 하느님 중심의 삶에 투철할 때

세상 우상으로부터의 해방이요 겸손과 자유입니다.

이 하느님 중심, 그리스도 중심의 자리에 내가 자리 잡아

내 중심의 삶이 될 때 파생되는 온갖 문제들입니다.

알맹이의 삶인 것 같지만 결국 껍데기의 삶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허영심 가득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그러합니다.

하느님보다는 사람을 의식하는 이들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에 충실하여 하느님과 형제들을 겸손히 섬길 때

역설적으로 높아지는 삶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자신을 겸손하게 낮춤으로 높아진 이의 모범이

1독서의 나오미와 그 며느리 룻입니다.

하느님은 이런 이들을 친히 인정하시고 늘 인도하시며

적절한 때 축복도 주십니다.

 

‘그가 룻과 한자리에 드니, 주님께서 점지해 주시어 룻이 아들을 낳았다.’

 

주님의 축복으로 겸손한 룻은 다윗의 할아버지가 된 오벳을 낳았습니다.

이어 겸손한 나오미는 아낙네들의 격려를 받으니 이 또한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오늘 그대에게 대를 이을 구원자가 끊어지지 않게 해 주신 주님께서는

  찬미 받으시길 빕니다.

  그대를 사랑하고 그대에게는 아들 일곱보다 더 나은 며느리가

  아들을 낳았으니,

  이제 이 아기가 그대의 생기를 북돋우고

  그대의 노후를 돌보아 줄 것입니다.”

 

온갖 역경 중에도 항구히 주님을 섬긴 결과

해피엔딩의 축복으로 끝나는 나오미와 룻의 인생입니다.

 

주님은 미사를 통해

정성을 다해 당신을 섬기는 우리에게 풍성한 축복을 선물하십니다.

 

“보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이렇듯 복을 받으리라.”(시편128.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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