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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 송영진 모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24 조회수537 추천수11 반대(0) 신고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2011. 8. 24. 수)(요한 1,45-51)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8월 24일의 복음 말씀은 나타나엘이라는 율법학자와 예수님이 만나는 장면인데,

나타나엘은 바르톨로메오 사도와 동일 인물로 생각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나타나엘을 보자마자 그의 마음과 영혼을 꿰뚫어보십니다.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는 말은

당시 율법학자들이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율법(성경) 공부를 하던 관습에서 비롯된

비유적인 표현입니다.

그래서 이 말은, 네가 평소에 성실하게 성경 공부를 하면서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안다, 라는 뜻입니다.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었다는 말 자체가 메시아를 갈망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나타나엘이 거짓이 없다는 말은

그가 다른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위선자가 아니고, 진실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나타나엘은 사람 속을 꿰뚫어보시는 예수님의 능력에 놀라서

곧바로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런 정도로 놀라느냐고 하십니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예수님은 그에게,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은 예수님이 하느님과 같은 분이라는 것을 보게 되고

믿게 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사실 사람 속을 꿰뚫어보거나 병자를 고치거나 어떤 기적을 행하는 등의 놀라운 일은

구약시대 예언자들도 했던 일입니다.

그런 능력 자체가 메시아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것은 예수님의 기적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의 신원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놀라운 기적을 행하신 분이라서 믿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고 하느님과 같은 분이시기 때문에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며 메시아’ 라는 말은

신앙의 내용이면서 동시에 신앙의 이유이고 원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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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신학생 시절, 어떤 도시에서 개최된 전국 성체대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미사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데, 갑자기 제 주변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누군가가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태양이 움직인다고 소리를 친 것입니다.

파티마의 기적이 여기서도 생겼다고 그 사람이 흥분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러자 그 주변 사람들이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어떤 이는 정말로 태양이 움직인다고, 기적이라고 흥분했고,

어떤 이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라고 의아해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파티마 같은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의 태양을 맨 눈으로 바라보다가

뭔가 착시 현상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그 일의 결말을 말하면, 그날 아무런 일도 없었고, 그건 그냥 해프닝이었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 작은 소동이었습니다.

그러니 그건 미사를 방해한 마귀의 장난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기적은 그 기적을 통해서 사람들이 하느님께 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인도합니다.

그런데 만일에 사람들이 기적에만 현혹되어서 하느님도 예수님도 잊어버린다면

그건 기적이 아니라 악마의 장난입니다.

 

입으로는 하느님을 말하고 예수님을 말하면서도

시선은, 또 정신은 온통 기적 자체에만 쏠려 있다면,

그건 하느님과 예수님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성경에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예언자들도 기적을 행하고,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자주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적은 신앙의 보조 수단일 뿐입니다.

기적이 신앙의 목적은 아닙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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